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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쫓겨난 인텔 CEO…물거품된 '반도체 왕국' 부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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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2021년 CEO 오른 뒤 사임
AI 시장서 뒤지고, M&A 매물로 거론
"사실상 강제 퇴출…후임자 물색 난망"

몰락한 '반도체 제왕' 인텔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CEO로 재직하는 지난 4년간 인텔이 인공지능(AI) 열풍에서 경쟁사 추격에 실패하고, 인수합병(M&A) 매물로까지 거론되는 등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이사회가 사실상 경질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난에 쫓겨난 인텔 CEO…물거품된 '반도체 왕국' 부활(종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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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인텔은 겔싱어 CEO가 1일자로 회사를 떠났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CEO를 선임할 때까지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EO)와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제품 부문 사장이 임시 공동 CEO를 맡기로 했다.


프랭크 예어리 이사회 임시 의장은 "우리는 회사에서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겔싱어와 이사회가 시장 점유율 회복, 엔비디아와의 격차 해소 방안을 논의하면서 의견 충돌이 극에 달했다"며 "겔싱어는 자진해서 물러나거나 해임되는 방안 중에서 선택해야 했고, 그의 계획에 신뢰를 잃은 이사회에 의해 사실상 강제로 퇴출당했다"고 보도했다.


겔싱어 전 CEO는 반도체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2021년 구원투수로 투입돼 인텔 재건을 추진해 왔다. 1979년 18세 때 엔지니어로 인텔에 입사한 그는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VM웨어 CEO 등을 거쳐 2021년 2월 다시 인텔 CEO로 복귀했다. 위기에 빠진 인텔을 구하라는 특명이 그에게 주어졌다. 인텔은 1990년대 개인용 PC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을 지배한 최고의 IT 기업이었으나 2000년대 중후반 아이폰 등장 이후 모바일로 재편되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크게 뒤처졌다. 겔싱어 전 CEO는 인텔 수장에 오른 뒤 회사를 살리기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삼성전자, TSMC 등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리며 성공하지 못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도 기회를 찾지 못하고 사업은 침체에 빠졌다.


그 결과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2% 폭락했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 편입 25년 만에 제외되는 굴욕을 겪었다.


인텔은 결국 내년 전체 인력의 15% 감원, 100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등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넘게 줄이기로 했다. 경영난 악화로 급기야는 지난 9월 퀄컴에 인수될 것이란 보도까지 나오는 등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인텔은 겔싱어 전 CEO 경질 일주일 전 반도체지원법(CSA)에 근거해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공장 건설에 필요한 78억60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겔싱어 전 CEO는 "이 회사는 내 직장 생활 대부분을 보낸 내 삶이었다"며 "현재 시장 역학에 맞춰 인텔에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다"고 밝혔다.


CNBC는 "인텔은 핵심 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잃고 AI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면서 장기간 침체에 빠졌다"며 "한때 미국 최고의 반도체 회사였던 일텔은 겔싱어의 임기 동안 주가와 시장 점유율이 더 폭락했고, 겔싱어는 4년에 가까운 격동의 세월을 끝냈다"고 전했다.



인텔이 겔싱어 전 CEO의 후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겔싱어의 후임자는 전임자들이 내린 잘못된 결정의 여파를 비롯해 그(겔싱어)가 고쳐야 했던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차기 CEO는 더 많은 자원을 가진 경쟁자에 맞서고, AI 컴퓨팅에서 (경쟁자들을) 추격해야 하며, 인텔이 한때 그랬던 것처럼 획기적인 회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반도체 업계에서 한때 가장 선망받았던 직업이 이제는 거의 지키기 어려운 자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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