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파리 탈피 흔적 의심' 민원 접수
내년 봄께 피해 커질 것으로 우려돼
준공을 앞둔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혹파리의 탈피 흔적으로 추정되는 알갱이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입주 예정자와 시공사 간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인천시 부평구 모 신축 오피스텔에선 혹파리 관련 민원 수십건이 구청에 접수됐다. 민원 대부분은 오피스텔 입주 예정자들이 보냈는데, 이들은 지난달 말 사전점검 과정에서 혹파리의 탈피 흔적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인들은 "여러 세대에서 발생한 혹파리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철저한 조사와 해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임시 사용승인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전점검 당시 오피스텔 2개 세대의 해충 방역을 맡은 업체는 현미경 관측으로 각 세대 싱크대 목재 서랍장에서, 혹파리로 추정되는 탈피 흔적과 곰팡이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해당 흔적이 실제 혹파리의 탈피 흔적이라면, 본격적인 부화 시기인 내년 3~4월 관련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업체 측은 "가구 교체, 방역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자체 방역 점검 결과를 토대로 오피스텔에 혹파리가 있다고 볼 정황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부평구는 지난 22일 시공사와 감리사, 입주예정자협의회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대책 회의를 열고 중재에 나섰다.
시공사와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우선 오피스텔 10개 세대를 대상으로 공동 표본 검사를 실시, 양측이 원하는 전문기관에 각각 정밀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분석 결과에 따라 오피스텔 전수 조사, 방역 조치 여부 등 세부 계획을 추가로 협의할 방침이다.
혹파리는 날벌레의 일종이다. 원래는 중국, 인도 등에 주로 서식하며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 이후 본격적으로 출몰한다. 과거 2008년 인천 송도 한 신축 아파트에서 대량으로 출몰한 뒤 종종 국내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혹파리는 균류, 버섯 등을 주로 먹고 번식하는데, 아파트 내 목재 가구 등 곰팡이가 잘 번지는 곳에 서식하다가 가구 사이의 틈을 통해 외부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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