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보안기술 관련 세계 특허가 최근 10년간 40배가량 성장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 분야는 물론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보안기술 역시 주목받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 보안 시장의 규모는 올해 243억달러(34조원·추정)에서 2027년 531억달러(74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규모가 커지는 만큼 인공지능 보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특허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관련 특허 비중에서 세계 3위 자리를 지켰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2년~2021년 한국·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국 특허청(이하 IP5)에 출원된 인공지능 관련 보안기술 특허는 연평균 51% 급성장했다. 2012년 37건에 불과했던 특허 건수는 2021년 1492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인공지능 보안기술 관련 특허가 40배 증가한 셈이다.
출원인 국적별 비중은 미국이 전체의 45.9%(2987건)로 단연 높았다. 이어 중국이 30.2%(1961건)로 미국을 추격하고, 한국이 7.6%(492건)로 세계 3위를 꿰찼다. 한국은 2017년 인공지능 보안기술 관련 특허 현황에서 일본을 추월한 후 해마다 격차를 벌려가는 중이다. 2021년 일본의 관련 특허출원 비중은 3.5%(225건)로 파악된다.
인공지능 보안 기술은 큰 틀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해킹을 탐지·예방하는 ‘인공지능 활용 해킹·탐지 기술’과 인공지능 시스템 공격을 차단하는 ‘인공지능을 위한 보안 기술’로 구분된다.
이중 인공지능 활용 해킹·탐지 기술은 전체 인공지능 보안기술의 85%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기술로 꼽힌다. 다만 2019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2019~2021년 연평균 1.7%)해 현재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와 달리 인공지능을 위한 보안 기술은 2017~2021년 연평균 68.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주목도를 높여가고 있다.
인공지능 보안기술의 10대 다출원 기업현황에선 IBM과 스트롱포스 등 미국 기업 9개사가 상위 10위권에 포진했다. 미국 이외의 기업이 10위권에 포함된 것은 삼성전자(6위)가 유일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용자 인증 분야 다출원 현황에서 1위와 6위를 각각 차지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보안기술의 특허출원은 기업이 주도(78.5%)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기술 분야를 구분했을 때 인공지능 활용 해킹·탐지 기술 관련 기업의 출원비중은 80%, 인공지능을 위한 보안기술은 68%로 전자의 경우 기업 출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인공지능을 위한 보안기술에서 대학의 출원비중은 29%로, 현재 이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가늠케 한다.
전범재 특허청 인공지능빅데이터심사과장은 “인공지능의 활용과 디지털 전환이 일상화되면서, 인공지능 보안기술이 국가 안보와 국민 일상을 지키는 필수 기술로 주목받는다”며 “특허청은 인공지능 보안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핵심 특허를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특허 분석 자료를 적시에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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