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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보지 않아도 내 발에 딱...신발 반품율 '제로' 내건 '펄핏' [AI혁명](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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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사이즈 추천 솔루션 펄핏의 이선용 대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400조원 규모의 신발 유통 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인 사이즈 추천을 두고 한 말이다.

신발은 사람마다 발 모양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같은 240mm 사이즈라도 제조사마다 세부 치수가 달라 반품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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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사이즈 추천 솔루션 SaaS로 제공
ABC마트·프로스펙스 등 고객사 확보
올 3분기 최대 매출…내년 美 본격 진출
AR 결합해 가상 피팅 기술로 명품 시장 공략

"그게 되겠어요? 되면 대박이지만." 신발 사이즈 추천 솔루션 펄핏의 이선용 대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400조원 규모의 신발 유통 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인 사이즈 추천을 두고 한 말이다. 신발은 사람마다 발 모양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같은 240mm 사이즈라도 제조사마다 세부 치수가 달라 반품률이 높다. 생산량의 약 30%가 반품돼 버려질 정도다. 이 대표는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2016년 여성 구두 쇼핑몰을 창업한 경험을 살려 '딱 맞는 신발'만 추천하는 서비스로 도전장을 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18년 펄핏을 창업한 후 기술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우선 이용자 발을 측정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으로 발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발 테두리를 인지하고 컴퓨터 비전이 길이, 너비, 비율, 모양 등을 오차범위 1.4mm 이내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발 사이즈를 측정하는 기기도 직접 만들었다. 기기로 내측 길이, 너비, 발등 높이 등 치수 정보를 재고 무게, 소재, 착화감 등도 데이터화했다. 마지막으로 두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신어보지 않아도 내 발에 딱...신발 반품율 '제로' 내건 '펄핏' [AI혁명](131) 이선용 펄핏 대표. 펄핏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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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있어도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2020년부터 신발 추천 앱을 운영한 이유다. 특별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발 사이즈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만 매달렸다. 플리마켓, 마라톤 행사 등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발을 재고 착화감을 물었다. 이 대표는 "발 데이터를 모으는 일은 소위 '노가다'라 대기업은 할 수 없는 영역이라 봤다"며 "특히 착화감처럼 주관적인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것이 펄핏의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 신발을 추천하자 이용자가 반응했다. 반품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재구매율이 2배가량 높아졌다. 이 대표는 곧바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모바일 앱을 접고 사이즈 측정 솔루션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기업에 제공했다. 프로스펙스, 네파, 컬럼비아코리아같은 신발 브랜드 외에 ABC마트, 코오롱몰 등 유통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SaaS로 수익 모델을 갖추면서 올해 3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가능성을 확인한 펄핏은 해외로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우선순위는 미국이다. 시장 자체가 크고 트랙킹화, 사이클링화 등 핏감이 중요한 스포츠화 시장이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을 만나보니 펄핏에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부터 해외에서 레퍼런스를 만들 수 있도록 테스트에 돌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천 기술도 고도화한다. 챗GPT처럼 대화형으로 신발을 추천해주는 '온라인 판매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딱 맞는 사이즈나 기능성이 중요한 스포츠화 고객은 질문이 구체적이라 승산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해 사이즈별 신발을 가상으로 피팅해보는 솔루션으로 명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신어보고 싶지만 매장에 들어가는 것부터 망설여지는 고가 브랜드가 타깃이다.



궁극적으로 신발 반품률과 사이즈로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제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반품으로 인한 재고를 줄이고 재고로 남은 사이즈는 해당 제품이 딱 맞는 고객을 겨냥해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재고까지 0으로 만드는 '3제로'를 구현하고 싶다"며 "신발 제조부터 마케팅까지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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