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명 투표에 찬성 0명
총학생회 “논의 철회 시 농성 중단”
학교 측 "불법행위 책임 물을 것"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남녀 공학 전환 안건은 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학생총회에서 99.9%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월곡캠퍼스에서 열린 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은 여자대학교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공학 전환이라는 중대한 의제를 학교가 아닌 입에서 입으로, 글로 접하게 됐다"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그 어떤 설명이나 논의도 없이 비민주적인 과정으로 모든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는 21일 오전 학교 본부와의 면담에서 학생들의 전환 반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서 공학 전환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재학생 전원이 참여 가능한 학생총회를 통해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재학생 1973명이 참석했다. 여기서 공학 전환 찬성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로 찬성에 손을 든 재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동덕여대 전체 재학생 수는 6564명으로, 학생총회의 개회 정족수인 656명을 훌쩍 넘겼다.
총장 직선제 도입은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해당 안건은 학생들의 면담 요구를 외면하는 김명애 총장의 대응 방식을 지적하며 학생이 직접 총장이 선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상정됐다. 최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 공학 전환이라는 안건을 유예하는 경우를 타협할 수는 없다. 논의 자체를 철회하는 경우에만 (점거 농성을) 철수할 의향이 있다"며 "총장님과의 면담을 수없이 요청했는데, 현재 어디 계신지도 전혀 모르겠다. 학생들의 대표로서 모든 방법과 수단을 이용해서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지난 18일 "학생들의 불법 점거와 시위로 인해 교내 모든 건물이 봉쇄됐고,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이번 불법행위를 누가 주도하고 누가 참여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며 "공학 전환 반대는 개인의 자유일 수 있지만 폭력을 행사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아 정상적인 학사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불법 점거와 시위를 멈춰달라"고 입장을 내놨다. 현재 피해액이 최대 5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홈페이지에는 학장단과 교수 241명의 호소문이 게시됐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수업 거부 강요를 즉시 철회할 것, 더 이상의 학교 시설 점거와 훼손 행위를 중단할 것, 학내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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