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농업연구개발 혁신방안'
융복합 협업 대표 14개 프로젝트 추진
권재한 청장 "농업 미래 청사진 밑바탕 될 것"
농촌진흥청이 품종개발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농업 확산, 기상재해·병해충 정보제공 강화 등 농업 융복합 프로젝트에 내년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술동향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첨단기술과의 융합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농업연구개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권 청장은" 농업과 농촌이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농업·농촌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농진청의 연구개발 분야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기존의 틀을 넘어선 변화와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번 혁신 방안에는 농진청의 핵심 사업을 재정비하고 국민이 체감할 성과 창출을 위해 미래 대응 조직과 기능 혁신, 일하는 방식 개선 등의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혁신방안에는 첨단기술 융합과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협업 대표 프로젝트 ▲일하는 방식 개선 ▲미래 대응 조직·전문인력 역량 강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융복합 협업 대표 프로젝트는 총 14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총 3506억원(2024년 대비 617억원 증액·정부안 기준)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권 청장은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 농업 분야 주요 국정과제 성과창출에 기여하고, 농업·농촌 주요 현안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농업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농업 주요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농업·농촌 당면 현안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정책지원·현안해결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품종개발 전 과정을 전면 디지털로 전환한다. 2025년에 59개 품목에 대한 '한국디지털육종플랫폼'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각 품목별 핵심집단, 유전체, 표현체 등의 표준화된 육종정보를 플랫폼에 축적해 민간에 개방·공유한다. 이를 위한 '민관협력 디지털육종 협의체'고 운영한다.
스마트농업기술 혁신을 위한 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농업 통합 솔루션 개발을 위해 2025년에는 재배환경과 작물생육 데이터 수집을 19품목에서 21품목으로 확대한다.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농가에 최적의 생육조건을 제시하는 영농의사결정지원모델도 12품목에서 16품목까지 확대 개발한다.
탄소감축을 위해 저메탄 사료 소재 1종을 선발해 국산화를 추진하고, 토양에 반영구적으로 탄소를 격리하는 바이오차 적정 사용기술과 질소비료 사용을 줄이는 깊이거름주기 기술 등 저탄소 실천모델을 현장에 확산할 방침이다. 또 농촌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밭농업 기계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2025년에는 양파와 배추 정식기 등 7종 농기계를 우선 개발하고 2027년까지 무, 고구마 수확기 등 4종을 추가로 개발해 주요 8개 작물(마늘, 양파, 배추, 고추, 감자, 콩, 고구마, 무)의 생산 전 과정 기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품종 개발과 함께 국산 농산물을 식의약 소재로 개발해 수입 원료 대체와 고부가가치를 창출도 꾀한다. 축산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선 축산농가 생산비의 37% 수준인 사료비와 10% 수준인 인건비의 절감 기술 조기 실용화도 추진한다.
기상재해·병해충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선다. 2025년에는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를 현재 110개 시군에서 전국 155개 시군으로 확대한다. 농작물 병해충 '예찰-예측-방제-사후점검' 체계를 확립해 농가의 적기 방제를 지원한다. 현재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기상재해·병해충·토양정보·가축사육기상정보 4개 시스템을 통합한 원스톱 정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농업인의 이용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종합대응기술을 현장에 보급하기로 했다. 현재 40일의 2배(80∼90일)까지 늘릴 수 있는 농진청 개발 저장기간 연장기술을 2025년에 봄배추 비축 산지유통센터(APC)에 실증하고 2026년부터 본격 적용한다. 농진청은 이를 통해 여름철 배추 수급 취약 시기인 8월 중순에서 9월 하순까지 봄배추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진청은 한국 농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민·관 파트너십 기반 중장기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우선 농업위성·AI·로봇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정밀농업 시스템을 구축한다. 농업위성 정밀 관측시스템으로 농경지와 농작물 작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민간 첨단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 정밀수확로봇과 안전강화 근력보조 웨어러블 로봇 등을 농업에 접목해 농작업의 완전 자동화와 지능형 정밀농업·안전농업 실현을 앞당길 계획이다. 또 부가 바이오소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농생명공학과 합성생물학 등 첨단 바이오융합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개인맞춤형 식품과 대체 단백질 개발 등 푸드테크 기술 혁신에도 나설 방침이다.
권 청장은 "이번 농업연구개발 혁신방안을 통해 농업분야 세계 최고의 농업과학기술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도전형 연구개발(R&D)를 강화하고, 민간의 선도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그동안 한계에 부딪혔던 농업 문제를 민·관이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번 방안이 우리 농업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