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문에 '노이즈' 40번 이상 반복
방송용 대본·온라인 대화 관련 지문도
AI·딥페이크 관련 최신 이슈 묻기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어김없이 수험생을 당황하게 한 문제가 나왔다. 특히, 국어영역에서는 '노이즈'란 단어가 무려 45번이나 반복된 지문이 등장했다. 14일 연합뉴스는 국어영역 공통과목인 독서에서 10∼13번 지문인 '영상 생성을 위한 인공지능 확산 모델'에 '노이즈'란 단어만 40번 이상 반복됐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지문에는 "노이즈 예측기를 학습시킬 때는 노이즈 생성기에서 만들어 넣어 준 노이즈가 정답에 해당하며 이 노이즈와 예측된 노이즈 사이의 차이가 작아지도록 학습시킨다" 등 '노이즈'가 5번이나 나온 문장도 있다. 이를 두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를 반복해 부르는 "로제 아파트가 생각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노이즈'라는 말이 반복돼 읽다가 독해가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반응도 올라왔다.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44∼45번 지문은 고등학교 학생회가 연말 행사 기획용으로 제작한 팸플릿과 이와 관련된 온라인 채팅 화면이 지문으로 등장했다. 특히 45번은 학생회 학생들의 온라인 대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홈페이지 게시판 화면이 문제로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사회탐구 선택 과목 '생활과 윤리'에도 AI가 소재로 등장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축소하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 묻는 내용이었다. '정치와 법' 과목에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딥페이크'가 출제됐다. 한 국가에서 허위 영상물의 제작과 유포 등이 사회문제로 등장하자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고 관련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다.
또 다른 선택 과목 '사회·문화'에서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일반인 데이트 프로그램 형식을 참고한 듯한 지문이 있어 이색 문항으로 꼽혔다. 예능 프로그램 '인연 만들기'의 대본을 소개하면서, 연상·연하 출연진이 나와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프로그래머, 대학원생, 방송 프로듀서 등이 출연자로 나왔다. '한국지리'에선 한 방송사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에 앞서 제작한 방송용 대본이 지문에 출제됐다.
수학에선 선택과목 '미적분' 가운데 26~30번이 까다로웠던 문제로 꼽혔다. 특히 합성함수의 미분과 그래프의 개형을 활용해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묻는 30번이 어려운 문항으로 지적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문제들로 풀이가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삼각함수 안에 삼각함수가 들어갔기 때문에 새로운 유형"이라며 "삼각함수 자체도 까다로운데 그걸 다시 응용해야 해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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