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 회동 추진…"긴밀히 소통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 논의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 중남미로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4∼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이번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중,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도 적극 논의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다자 정상회의 외교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책임 외교를 구현할 것"이라며 "우리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양측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한 기자질의에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회동 일정 관련해서) 여러 변수가 있는데 새 변화 있으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 추진
이번 해외 순방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도 조율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회담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적극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정상회담도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관련 "특별한 의제를 갖기보다는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14일 출국해 페루 수도 리마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5일 오전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설 것임을 강조할 전망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15일 오찬으로 진행되는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CEO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설 것"이라며 "16일 오전엔 APEC 정상들이 친목을 다지는 '리트리트' 행사에 참여한다"고 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부터 윤 대통령은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면서 "리마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공식 환영식 참석 후 정상회담을 가지며, 훈장 교환식과 양해각서(MOU) 서명식 갖고 별도의 방산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페루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페루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선박에 부착할 명판에 함께 서명하는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페루와 방산·광물·관광·ICT MOU 체결
특히 중남미 핵심 우방국인 페루와는 방산을 비롯해 핵심 광물, 관광,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를 중심으로 다수의 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페루는 남미국가 중 칠레에 이어 두번째로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라며 "생산량 기준 구리 세계 2위, 아연 세계 2위, 올리브덴 3위 등 광물 자원 부국으로 상호 보완적인 경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7일 오전에는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한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첫날인 18일 '글로벌 기아 빈곤 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사회적 빈곤과 기아 퇴치 위한 세션에서 대한민국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식량 원조 사업 확대와 같은 방향을 발표하고, 기아와 빈곤의 근본 타개책으로서 개도국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범 G20 차원의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올해 APEC과 G20에서 디지털화, 에너지 전환, 기아와 빈곤 퇴치 같은 국제 사회 공동 비전에 대한 대한민국의 기여를 강조할 예정"이라며 "국제사회 개발 격차와 디지털 격차 해소 위해 우리 디지털 역량 활용한 여러 협력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19일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 협력을 제안하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건설적 기여 의지를 표명할 방침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통해 개발 도상국과 선진국 연결하는 가교로서 국제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순방 기간 베트남·멕시코·브루나이·일본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와 양자회담을 갖고 다양한 실질 협력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순방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