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할부 혜택 누락 연 1회꼴로 발생
가맹점 등록 시 제휴사 간 '시차' 있어서
"앞으로는 동일 시점에 가맹점 반영키로"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인기를 끈 ‘롯데카드X네이버페이 신용카드’ 이용자가 금융사의 실수로 최대 19.9%의 할부이자를 부담하는 사례가 연 1회꼴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와 네이버페이 간 가맹점 정보 공유가 더뎌지면서 일부 소비자는 무이자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에 양사는 같은 날 신규 가맹점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재발방지에 힘쓰기로 했다.
1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카드가 자사 신용카드인 ‘네이버페이 쇼핑엔로카’의 무이자 할부 대상자 중 일부를 혜택 적용에서 반복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연 13.1~19.9%(12~24개월)의 할부수수료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2021년 6월 출시 이후 관련 민원이 총 3건 발생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카드는 네이버쇼핑·롯데ON·무신사·나이키·오늘의집 등 네이버페이 가맹점에서 50만원 이상 결제할 때 장기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전월 실적조건은 물론 무이자 혜택 적용 횟수 제한도 없다. 이에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가구를 할부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피해자 A씨 역시 “200만원대 컴퓨터 그래픽카드 구매하기 위해 해당 카드를 발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할부결제 이후 이자가 나가고 있다는 점을 1년 넘게 모르고 있었고, 결제내역에도 ‘무이자’라고 적혀 있었다”며 “이달 초 목돈이 생겨 할부금을 한번에 갚으려다가 그동안 무이자 혜택을 적용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무이자 할부결제 후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할부내역을 꼼꼼히 확인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토로했다.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은 롯데카드와 네이버페이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이 부재한 영향이다. 무이자 할부 대상 가맹점이 추가되면 네이버페이가 롯데카드에 가맹점 정보를 전달하고, 롯데카드는 이를 수기로 전산망에 입력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약 4~5일이 소요될 수 있다. 만약 카드소비자가 아직 롯데카드 전산에 올라가지 않은 신규 가맹점에서 결제한다면 무이자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롯데카드와 네이버페이는 유사한 사고가 재연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양사가 같은 날 신규 가맹점 정보를 등록해 시간차를 없애고, 미등록 가맹점에서 할부결제가 일어날 경우 무이자 혜택을 소급 적용키로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향후 신규 가맹점이 생성될 땐 양사의 가맹점 반영 시점을 동일하게 설정하는 등 무이자 할부 혜택 적용에서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의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에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는 등 시스템적인 문제가 확인되거나 내부통제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감독당국에서 조처를 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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