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산단 내 일부 생산 라인
전기차 충전 케이블용 제품 생산으로 전환
"전기차 성장에 맞춰 용처 개발"
LG화학이 내년부터 고부가가치 폴리염화비닐(PVC) 생산에 나선다. 중국발 저가 공세로 경쟁력이 떨어진 범용 제품을 줄이고 전기차용 충전 케이블 등 수요가 많은 제품에 적합한 플라스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PVC 생산 라인 일부를 ‘초고중합도 PVC’ 생산설비로 전환하기로 하고 최근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로써 LG화학의 PVC 생산능력은 연 128만t에서 112만t으로 12.5%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성장에 맞춰 새로운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인 PVC는 건축자재로 특히 많이 쓰인다. 전방 산업인 건설업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대 시장인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자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LG화학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PVC 부문에서 중국 부양 정책 등으로 인한 부동산 업황 회복이 기대되지만 획기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LG화학은 기존 PVC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면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섰다. 초고중합도 PVC는 전기차 급속·초급속 충전기 케이블 소재로 사용된다. 중합도가 높을수록 분자 간 결합이 강해져 기존 PVC에 비해 내열성과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다.
양산 시점은 내년 1분기부터다. 회사 측은 "초고중합도 PVC는 기존 충전기 케이블의 가장 큰 단점인 유연성을 개선했다"며 "국내 전기차 충전기 케이블 소재는 수입산 위주였지만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전문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2022년 441억달러에서 2030년 418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2022년 11억 달러에서 2030년 224억달러로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생산은 LG화학의 전반적인 사업 재편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LG화학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핵심이거나 노후화된 범용 제품 라인을 줄이고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여수 스티렌모노머(SM)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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