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겠다"더니 연락처 허위 기재해
'먹튀' 가벼운 범죄란 인식에 재범률 높아
미용실에서 파마를 받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한 남성에 대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8일 JTBC 사건반장은 전북 전주시 전북대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A씨가 최근 겪은 일에 대해 보도했다. A씨는 지난 6일 저녁에 한 남성 손님을 받았다. 남성은 10만원가량의 파마를 받겠다 말했지만, A씨는 해당 남성 손님은 과거 몇 번 방문했던 기억이 있어 가격을 깎아줬다고 한다.
이 가운데, A씨의 파마 시술이 시작된 후 남성은 자신의 모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거론했다. 특히 어머니에게 카드를 줬는데 연락이 안 온다며 어머니가 와야 결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머리를 다 하고 나서도 A씨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건물주고 아버지가 교사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한다. 계산하지 않은 채 문 닫을 시간까지 매장에 있던 남성은 갑자기 "엄마에게 사고가 났다"며 짐을 챙긴 뒤 현장을 떠났다. 이후 A씨는 이전 방문 때 남성이 등록해 놓은 번호로 연락도 시도했지만, 해당 번호는 '없는 번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앞서 4번이나 방문했던 손님이다"라며 "이전에는 결제해서 믿고 보내줬다. 그래서 혹시 못 오는 사정이 생긴 걸까 생각도 해봤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거짓말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얼마든 결제 방법이 있는데 엄마와 카드 핑계를 대며 간 게 믿었던 제 뒤통수를 친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A씨는 현재 이날의 일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앞선 사례와 같은 '먹튀' 범죄가 늘면서 범인을 잡기 위한 경찰의 지문 감식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께 충북경찰청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도내에서 진행한 지문 감식 건수는 모두 1만 2389건으로 이 중 무전취식 관련은 1059건을 차지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89건, 2022년 400건, 지난해 470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무전취식범은 대부분 일정 기간 내 범칙금 납부 시 처벌을 면해주는 행정처분이 통고처분을 받는다. 다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즉결심판에 넘긴다. 이 경우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태료에 그친다. 범행 횟수가 잦거나 금액이 클 경우에만 사기죄로 처벌받는다. 경찰은 무관용 원칙으로 해당 범죄에 대응하고 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쳐 수사기관의 직무집행과 사법기관의 형 집행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먹튀 범죄는 흉악범죄나 중범죄는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재범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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