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및 발사체 관련주 '강세'
美 정부 주도 우주 개발, 민간 확산 기대
"국내 우주 기업까지 온기 퍼질 것"
우주항공 테마가 주도 업종으로 부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우주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상업화에 나설 것이란 예상과 함께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국내 기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거래일 종가 기준 우주항공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우주방산'은 전장 대비 250원(1.92%) 오른 1만3250원을 기록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됐던 지난 6일 이후 12.9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이 ETF를 구성하는 AP위성(39.32%), 한화시스템(27.68%), 이노스페이스(20.54%), 쎄트렉아이(18.66%),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46%), 인텔리안테크(5.45%) 등이 각각 올랐다.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가 우주 산업 규제를 개선하고 우주 기술 상업화를 가속할 것이란 기대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우주항공 분야가 정부 주도 기술 패권 전쟁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기술 패권 전쟁을 위한 연구개발(R&D) 흐름에서 미국 정부의 국방고등계획연구계획국(DARPA)을 통한 투자 방향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미국이 우주항공 분야에서 2년 연속 예산을 큰 폭으로 늘리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 정부도 올해 우주항공청을 개청하는 등 우주 분야 예산을 대폭 증가시키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한다는 관점에서 우주항공에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가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관련 규제 개선과 더불어 자율주행의 전제조건은 통신 인프라"라며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 또한 경영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기술 그 자체보다 우주 통신인프라의 보급이 선행돼야 하는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우주 산업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현시점에서는 인공위성 및 발사체 제조 분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 산업은 크게 우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내는 업스트림 영역과 여기서 파생된 지상 장비 및 서비스인 다운스트림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우주 산업은 다수의 위성 발사를 통한 인프라 구축, 즉 업스트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난해까지 국내 우주 기업들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이제는 우주 산업 밸류체인 내에서 모멘텀의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지금은 업스트림 관련 종목의 수혜가 더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위성 제조에서는 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가 있으며 발사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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