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실적이지만…시장 "한번 믿어보겠다"
'반도체 왕국' 재건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 인텔이 사업 추세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인텔은 31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 감소한 13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텔 3분기 매출은 2010년 동기(111억달러)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다만 시장 예상치(130억달러)는 웃돌았다. 주당순손실은 0.46달러로, 예상치(0.03달러)보다 더욱 확대됐다.
사업 부문별로 PC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클라이언트 그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73억달러에 그쳤다. 파운드리 매출도 8% 감소해 44억달러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및 AI 부문 매출은 9% 증가한 33억달러로 집계됐다. AI 열풍에 관련 매출은 증가했으나 인텔 측은 올해 출시한 AI가속기 '가우디'가 주문이 예상보다 약해 올해 매출 목표치인 5억달러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 칩 시장의 업계 2위인 AMD가 최근 3분기 실적에서 자사 AI가속기 제품의 올해 매출 목표치를 50억달러 이상으로 올린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인텔의 3분기 조정 매출 총이익은 18.0%로 2분기 38.7%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명에서 "비용 절감 목표를 향한 중대 조치를 취하면서 구조조정 비용이 3분기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올해 직원 1만6500명을 감원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 부문 분할을 계획하는 등 반도체 사업 체질 변화를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인텔은 사업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텔은 4분기 매출은 133억~143억달러 주당순이익은 0.12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평균 예상치 136억6000만달러를 상회하고, 주당 순이익 또한 전망치 0.08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이 업계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대가를 치렀으며, 이제는 재정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 경쟁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3.50% 하락한 인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92% 뛰었다. 인텔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위기감이 터져 나오며 주가가 올해 들어 50% 넘게 하락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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