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하정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그렸다…70대 되면 제 그림 잘 봐주실까요"[갤러리 산책]

시계아이콘02분 0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학고재갤러리, 11월 16일까지
카펫 연작·탈과 가면 등 신작 35점 공개
"1만시간의 법칙 믿어"
"낯설고 서투른 그림이지만 진심 담아 작업"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루틴'을 지키며 작업했다. 마침 올해 촬영 일정이 없어, 전력투구하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하정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그렸다…70대 되면 제 그림 잘 봐주실까요"[갤러리 산책]
AD

첫 개인전 이후 어느덧 15년 차, '화가' 하정우의 행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개인전 13회에 이르는 꾸준함으로 단단하게 다져졌다. 그런 그가 대형화랑 학고재에서 단독 전시를 개최한다. 학고창신(學古創新·옛것을 배워 새것을 만든다)의 이념에 맞게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는 전시 기획이 돋보이는 이곳에서, 전업 작가가 아닌 배우의 개인전은 이례적 사건이다.

하정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그렸다…70대 되면 제 그림 잘 봐주실까요"[갤러리 산책]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영화배우 하정우씨. [사진제공 = 학고재갤러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시는 11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진행된다. 전시 제목 ‘네버 텔 애니바디 아웃사이드 더 패밀리(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는 “가족 외의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하지 말라”는 뜻으로 하정우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전력투구'해 완성한 신작 35점을 선보인다.

하정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그렸다…70대 되면 제 그림 잘 봐주실까요"[갤러리 산책] 하정우, 무제, 2023,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2.2x 130.3cm. [사진제공 = 학고재갤러리]

앞서 16일 전시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정우는 "대학을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너무나 신났고, 그 시간만큼은 나를 위로해주는 시간이었다"며 지난 작업을 회상했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는 그는, 2013년 영화 '허삼관'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 극도의 불안에 시달릴 당시 촬영지였던 전남 순천의 숙소 벽에 캔버스 천을 걸어놓고 매일 밤 선과 그림을 채워 넣으며 요동치는 감정을 달래곤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2010년 처음 개인전을 열었다. 자랑스럽게 내세울 것(그림)은 아니지만, 시간과 열정이 쌓여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거창한 계획 없이, 그저 그림 그리는 시간이 자신을 위로해 오늘에 이르렀다는 하정우는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멋쩍게 웃었다. 특히, 작품 개봉이 아닌 전시 개막을 앞두고 기자 앞에 처음 선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전시를 열었지만, 이번 전시 제안을 받고 감회가 더 특별했다"며 이번 전시에 대한 남다른 소회도 밝혔다.

하정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그렸다…70대 되면 제 그림 잘 봐주실까요"[갤러리 산책] 하정우, '무제 Untitled', 2024, 캔버스에 혼합 재료. [사진제공 = 학고재갤러리]

거침없는 색과 선명한 원색으로 주변 인물 또는 일상의 사물을 소재로 작업해 온 작가 하정우의 작업 스타일은 이번 전시에서 '카펫과 탈'로 집중된 면모를 보인다.


카펫 시리즈에는 그가 영화 '비공식 작전' 촬영차 모로코에 5개월간 체류할 당시 경험이 녹아있다. "모로코 현지에서 방문한 모든 공간에 화려한 무늬의 카펫이 깔려있던 풍경이 유독 인상 깊었다"는 그는 귀국길에 현지에서 유명한 카펫 20여개를 구입한 뒤, 그 위의 문양을 그리며 작업에 착수해 이를 캔버스로 옮겨 시리즈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검은색 마커로 가늘게 그은 수백, 수천개의 선은 같은 패턴으로 얇고 뾰족하게 뻗어나가 하나의 무늬를 이루고, 그 무늬가 합쳐져 또 하나의 패턴을 구성한다. 하나의 물감이 갖는 고유의 색이 좋아 절대 색을 섞어 쓰지 않는다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밝고 강한 원색 위주의 작업을 선보인다.


탈과 가면 연작은 배우 하정우를 떠오르게 한다. 학고재의 요청으로 구상한 이 시리즈는 진짜 얼굴을 가릴 때 쓰는 탈, 그리고 주어진 역할에 따라 그때마다 다른 탈을 쓰고 일하는 '배우'의 의미를 담아 작업한 도상으로 전시장 입구 200호 대형 작품을 통해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하정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그렸다…70대 되면 제 그림 잘 봐주실까요"[갤러리 산책] 서울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하정우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 = 학고재갤러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5년의 활동, 13회의 개인전, 촬영 스케줄이 없는 시간은 작업실에 머물며 그림에 집중했다는 그의 고백에도 '배우 유명세로 전업 작가도 아닌데 미술 전시를 한다'는 일각에서의 비판은 여전히, 또 꾸준히 그를 향하고 있다.


하정우는 "2010년 처음 개인전을 열고 15년간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안 좋은 이야기가 98% 정도 될 것 같은데, 그런데도 저는 할아버지가 됐을 때, 70대가 되면 제 그림을 다시 잘 봐주지 않을까…"라며 "작가로서 인정받는 것이 현재 내게 큰 의미는 아니고, 다만 지금 조금씩 깊이를 쌓아가면 어떤 평가든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매 순간 '1만 시간의 법칙'을 떠올리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AD

또한 그는 "배우로 활동하는 것도 선택받아 하는 것이라, 이번 전시도 제가 운 좋게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이 작업을 이어가고 깊이를 쌓아간다면, 분명히 나중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죽기 전까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 같다. 내 절반은 배우, 절반은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