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텃밭' 국민의힘 VS '원팀' 민주·조국…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현장 가보니

시계아이콘02분 08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부산은 그래도 국민의힘 아이겠나. 도와줘야지."(부곡동 부곡시장 상인)

"대통령 부부 하는 거 보소. 까볼 때까지 모린다."(구서동 편의점 사장)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11일 오전 시작됐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금정구에서는 치열한 막판 선거전이 벌어졌다. 오전에는 국민의힘이,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측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구민들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한쪽은 '지금껏 일해 온 국민의힘을 밀어주자'고 했다. 금정구는 역대 9번 선거에서 보수정당이 8번 이긴 '보수 텃밭'이다. 다른 한쪽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언급하며 '선거전이 팽팽하다'고 봤다. 원래였다면 국민의힘이 유리했겠지만,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르포]'텃밭' 국민의힘 VS '원팀' 민주·조국…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현장 가보니 10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부곡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오지은 기자 joy@
AD

금정구 부곡동 부곡시장에서 만난 상인과 행인들은 대부분 선거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통 재·보궐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선거운동원과 유세 차량이 오갔고, 금정구 남쪽에 위치한 연제구에서 지원 사격을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연제구의원들이 상인에게 인사하자 상인들은 보통 반갑게 악수했다. 시장 안 교회에서 나온 이연화 씨(61·여)는 "국민의힘이 안 되겠나(되지 않겠냐)"며 "어르신들은 보수 쪽이 많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50대·여)는 반대로 조급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아니, 지금 국민의힘이 안 돼요"라며 "지금 저쪽 조국(조국혁신당) 하고 합쳤잖아. 그래서 지금 밀리는데 큰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번 "조국이가 와이리(왜 이렇게) 인기가 많노"하고 혼자 읊조렸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단일화한 것을 두고 '세가 커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부산 출신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실제로 부산에서 인지도가 높다. 부산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한 정당 지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해오곤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서로 자당 후보로 단일화하기 위해 갈등과 협상을 반복했다. 지난 6일, 막판에야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두 당 단일 후보로 나서기로 합의했다. 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는 사퇴 후 김 후보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김 후보 측은 9일에도 두 후보가 모두 참석하는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류 후보는 통화에서 "절차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어쨌든 공동 후보이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후보 측에서 요청하는 것은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르포]'텃밭' 국민의힘 VS '원팀' 민주·조국…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현장 가보니 10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에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맞은편에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운동원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오지은 기자 joy@

그러나 '원팀'을 이룬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금정구 인구구조가 악재(惡材)로 작용할 수 있다. 금정구 구민 21만여명 중 60세 이상이 7만 6000여명으로, 약 36%를 차지한다. 전국 평균이 약 28%인 것에 비하면 노년층 비율이 높다. 공휴일이 아닌 보궐선거일에는 주로 노년층 참여가 많은 편이다. 금정구청 앞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완식(70·남) 씨는 "여기서 민주당은 일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며 "국민의힘에서 국민을 위해서 도로도 놔주고 이미 다 해왔다"고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통령실발(發) 리스크를 안고 있다. 택시 기사 정모 씨(50대·남)는 "부산 시민은 국민의힘을 많이 밀어줬는데, 이번에는 잘 모르겠다"며 "높으신 분들이 너무 잘하셨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비꼬았다. 자신을 '금정구 토박이'라고 밝힌 유일봉 씨(63·남)는 "이번에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슈가 있어서 윤일현 후보가 밀리니까 치열하게 됐다"며 "우리 집만 하더라도 젊은 사위하고 딸은 민주당 쪽이더라"라고 했다.


유 씨는 그러면서도 "윤 후보는 초등학교부터 금정구에서 시작했다"며 "시 의원 할 때부터 사람이 성실했다"고 말했다.

[르포]'텃밭' 국민의힘 VS '원팀' 민주·조국…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현장 가보니 10일 부산 금정구 곳곳에 걸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현수막.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엔 윤석열정권 심판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고,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는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을 현수막에 담았다. /사진=오지은 기자 joy@

이런 분위기를 인식하듯 각 후보는 서로 다른 선거전을 펼치고 있었다. 김 후보는 '정권 심판'을 강조하는 한편 윤 후보는 '통학로 조성', '순환버스 지원' 등 지역 현안을 부각하고 있다. 김 후보는 친(親)민주당 성향 유튜브에 출연하는 등 선거 운동 단위도 넓히고 있다. 김 후보 선거 사무소에는 민주당 부산시당, 기초의원, 지역위원회 등 단위에서 온 인원 열댓 명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김 후보 측은 "구청장은 그냥 지역 일꾼은 아니다"라며 "중앙당에서도 챙기고 있기 때문에 '침례병원 공공화'를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AD

윤 후보 측은 정부 실정이 구청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자 다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누가 금정구를 위해서 일할지 뽑아야 하는데, 저쪽(민주당)에서는 자꾸 인물을 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 선거공보물에는 표지부터 '금정구를 정치판으로 만들지 말아주길'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해 교육·보육 시설을 개선하고 청년 유입을 늘리는 계획을 짰다고 밝혔다. 윤 후보 선거 사무소에는 상주 인력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캠프는 사무소에 많은 인력을 두기보다 4명씩 조를 짜 '현장 파견'을 보낸다고 전했다.




부산=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1114:00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출신 대학을 보고 채용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없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아시아경제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채용할 때 지원자의 능력보다 '출신학교'를 보고 뽑기 때문에 학벌 경쟁이 벌어지고, '학벌'을 얻기 위해 사교육비 폭증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창립한 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벌 없는 채용'이 핵심이라고 보고, 기업의 채용 변화에 나

  • 25.06.1114:00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대학 특성화를 통해 지방 대학을 살려야 서울 중심 대학 서열 체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윤지관 대학문제연구소 소장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서울 중심의 대학 서열 구조는 교육을 넘어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한국 사회의 근본적 문제"라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대학문제연구소는 대학 문제가 고등교육만이 아니라 인구, 사회불평등구조, 국민복지,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 국가 의제와 맞닿아 있다는 인식 아래 해법을 연구해

  • 25.06.1114:00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은 N수생인 시대다. N수생 증가는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 증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 불평등 확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할 대표적인 교육 문제로 꼽힌다. 최근 N수생 실태를 조사한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잦은 입시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교육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남궁 연구위원은 "2019년 조국

  • 25.06.1015:00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한국의 대학 입시 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모든 대학이 '하나의 시험'으로 인재를 선발할 게 아니라,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대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대학별로 자체적인 입학 기준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넬슨 설립자는 대학의 인재 선발 확대가 수험생(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

  • 25.06.1015:00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은 '입시 지옥'으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토론형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아시아 경제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대학 교육까지 지식 전달식(주입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짚으면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교육보다는 암기,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 아직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0707:30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최근 미국 월가에서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멕시코 음식 타코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기자에게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의 신조어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

  • 25.06.0517:15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5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단기보다는 중장기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수의 키맨은 이준석·한동훈이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많이 남아 있어 국민의힘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승부는 이미 결정된 선거였다. 기본적

  • 25.06.0417:35
    ①김만흠·채진원"대선 결과는 계엄 심판, 독주 견제"[AK라디오]
    ①김만흠·채진원"대선 결과는 계엄 심판, 독주 견제"[AK라디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후보는 49.42% 득표율을 기록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3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0.98%)를 제쳤다. 4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계엄에 대해 심판하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고 김문수 후보와의 격차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