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군수품의 조달업무를 맡은 조달청이 군수품의 품질과 안전은 물론 장병 기호를 적극 반영하면서 장병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조달청에 따르면 일반 군수품 조달업무는 2020년 7월부터 방위사업청에서 조달청으로 이관됐다. 지난해 기준 조달청이 군에 공급한 군수품 규모는 3조1327억원으로, 2021년(2조1661억원)보다 44% 늘었다.
무엇보다 군 장병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국방부가 실시한 장병 만족도 조사(2021년과 지난해 비교)에서 병영식 다양성은 15%포인트, 피복은 10%포인트, 선호 메뉴 제공은 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MZ세대 장병 ‘기호 맞춤’으로 사기진작= 군 장병 급식업무를 이관받은 후 조달청은 MZ세대 장병의 입맛과 선호도를 반영한 급식을 공급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품질’과 ‘장병 선호도’를 계약 기준에 최우선 순위로 삼아 장병들의 선호도가 높은 밀키트 등이 급식으로 제공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달청은 정기 설문조사와 피드백을 받아 참치통조림, 바비큐 폭립, 즉석 떡볶이, 부대찌개 등 4120개 제품을 장병 식단에 포함했다. 단일 기업이 한정된 제품을 공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성능과 품질이 같거나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2개 이상의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나라장터’에서 공급하는 다수공급자계약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가능해진 결과물이다.
군 급식 공급방식의 전환은 장병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거래 규모와 등록 상품의 증가에도 영향을 줬다.
실례로 지난해 군 급식류의 다수공급자계약 공급실적은 3321억원으로, 전년(1421억원)보다 133% 증가했다. 특히 올해 8월 말 기준 공급실적은 이미 3093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공급실적 확대가 확실시된다. 나라장터(국방상용쇼핑몰)에 등록된 상품 수도 지난 8월 현재 4120개로, 지난해 2786개보다 1.5배 늘었다.
조달청은 MZ세대 장병의 선호도와 군부대의 여건 등을 고려한 맞춤형 조달 전략으로 군복·개인 장구 등 군 물품 조달에도 변화를 더했다. 면도기와 운동화 등 장병의 개인 선호도는 높지만, 군 자체적으로 품질 개선이 어려운 보급품 공급을 시중 제품으로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조달청은 국방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군 피복류·장비·개인 장구류 규정과 기준을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있다. 또 국방부가 주관하는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제도에 참여해 상용 군수품 규정에 새로운 연구 결과와 기술혁신 내용을 반영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더욱 엄격해진 품질·안전관리= 군수품 품질은 장병의 복지는 물론 안전과도 직결된다. 같은 이유로 조달청은 MZ세대 장병의 기호에 우선순위를 둔 것 이상으로 군수품의 품질·안전관리 등 기본에도 무게를 더했다.
우선 조달청은 2022년 군수품 품질보증업무 전담부서인 ‘국방물자품질과’를 신설해 군수품 재료부터 최종 생산품 검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품질보증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군 장병 개인에게 지급되는 군수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국내외 공인기준에 부합하는 별도의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업체별 생산 능력을 확인해 우수 업체를 선정해 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군수품 보급과정에 불공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예컨대 납품된 급식 품목에서 하자가 발생하거나 납품업체의 식품위생법 등 주요 법률을 위반한 경우 적격심사 때 페널티(최대 5점 감점)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다수공급자계약에서 하자가 발생한 품목은 급식류 다수공급자계약 추가 특수조건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쇼핑몰에서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조달청은 급식 생산제품의 자가품질검사에서 부적합 제품이 발견되는 경우 관계부처의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쇼핑몰 거래정지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분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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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근 조달청장은 “조달청은 장병 중심의 구매환경 조성과 품질관리 강화, 공정한 경쟁체제 구축으로 MZ세대 장병의 군 생활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군 전투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조달청은 앞으로 국방부와 협조해 각종 군수품 조달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고품질 군수품을 조달하는 데 기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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