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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대항매수 vs 가격 재상향'‥'머니게임' 파격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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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경영권 방어' 대항공개매수 여부에 관심
영풍·MBK측 75만원→가격 재상향 카드 꺼낼 수도
대항공개매수에 응해 영풍·MBK측 80만원대 지분매각 가능성도

MBK파트너스와 영풍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둘째 날인 27일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7000원(0.98%) 오른 72만원에 장을 시작했다. 전날 종가(71만3000원)도 다음 날 시가(72만원)도 새로운 공개매수가인 75만원보다 낮게 형성돼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 '대항매수 vs 가격 재상향'‥'머니게임' 파격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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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쩐의 전쟁', 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 카드 꺼낼까

전날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본격적인 머니게임에 돌입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고려아연이 기존 공개 매수가보다 13.6% 높은 가격을 내세운 영풍·MBK에 맞서 대항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양측에서 추가로 한 번씩은 대항 매수, 가격 상향 카드를 쓸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역시 영풍·MBK 연합이 제시한 최소 매수수량 만큼을 확보해야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영풍·MBK 측은 다음 달 6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하는데, 5~6일이 주말임을 감안하면 실질적 마감일은 4일이다. 다음 달 1일(국군의날 임시공휴일)과 3일(개천절)도 휴일이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은 사흘 남짓이다. 시장에선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4일 영풍·MBK 연합이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고, 더 많은 물량으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 MBK 측이 공개 매수가를 한차례 상향했지만, 이후 또다시 매수 가격을 조정해 공개 매수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패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가로 최소 80만원은 제시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고려아연 측이 MBK-영풍 연합을 꺾고 대항 공개매수를 성공으로 이끌려면 안정적으로 지분을 11~12%는 확보해야 한다. 만약 대항공개매수가를 80만원으로 제시한다면 2조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고려아연 측은 이차전지 공급망의 핵심축을 떠받드는 국가기간산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동시에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기존의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고 이례적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확보키로 했다.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CP 발행을 놓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예정된 일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해당 자금이 영풍-MBK의 공세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업계에선 최 회장 측 백기사로 누가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려아연 '대항매수 vs 가격 재상향'‥'머니게임' 파격 시나리오

MBK·영풍, 두 번째 가격 인상 카드도 꺼내나

최 회장이 대항매수 액션을 취한 이후 영풍·MBK 공개매수 가격 재상향 시나리오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만약 최 회장 쪽에서 80만원을 제시해 승부수를 띄울 경우 MBK 측이 공개매수가를 재상향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이 경우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가게 된다. MBK 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온 만큼 가격 재상향 카드도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이 경우 필요한 자금이 3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 회장 측의 대항공개매수에 영풍·MBK 연합이 참여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A 헤지펀드 대표는 "최윤범 회장이 80만원대에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영풍·MBK 측이 지분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경영권 분쟁 이전 50만원대 주식을 80만원대 이상으로 가격을 띄워 파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경우 소액주주들은 보유주식 전량을 팔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개매수 응모 수량이 최대 매수 예정 수량을 웃돌 경우 매수자는 물량을 안분비례 해 사들이기 때문이다. 한편 영풍그룹과 장씨 일가(33.1%), 최윤범 회장과 최씨 일가(15.6%), 국민연금(7.8%), 한화그룹(7.8%), 현대차그룹(5.0%), LG화학(1.9%)과 자사주(2.4%) 등을 제외하고 고려아연 유통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22∼23% 안팎으로 추정된다.

고려아연 '대항매수 vs 가격 재상향'‥'머니게임' 파격 시나리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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