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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틀째 대규모 공습…헤즈볼라 수뇌부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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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이미 560명가량이 사망한 가운데 군 수뇌부를 겨냥한 암살 작전을 병행하며 전면전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중동발 위기가 한층 고조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 이틀째 대규모 공습…헤즈볼라 수뇌부 사살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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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표적 공습을 통해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쿠바이시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 등을 담당해온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이다. 1962년 레바논 남부 제브딘에서 태어난 그는 앞서 2000년 이스라엘 군인 3명을 납치해 죽인 공격을 계획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헤즈볼라 역시 직후 '순교했다'는 표현으로 쿠바이시의 죽음을 확인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군사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을 뜻하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군 수뇌부를 겨냥한 암살 작전을 병행 중이다. 지난 20일에는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21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휘하에 있는 헤즈볼라 지도부 8명 가운데 6명이 지금까지 살해됐다. 이러한 수뇌부 암살은 지휘체계 파괴를 통해 혼란을 부추기는 한편, 전면전 가능성에 대비해 전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남부와 동부에서 지난 이틀간의 무자비한 공습으로 사망한 규모만 최소 564명으로 집계된다. 보건부는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하지 않았으나 사망자 중 어린이 54명, 여성 94명, 구급대원 9명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부상자 역시 1800명을 웃돌았다.

이스라엘 이틀째 대규모 공습…헤즈볼라 수뇌부 사살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11개월 넘게 전쟁을 이어오고 있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있는 북부 전선으로 눈을 돌려 전날부터 공습에 나선 상태다.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하마스 지원 명목으로 거의 매일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주권침해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전 고위 정보장교인 미리 아이신은 워싱턴포스트(WP)에 최근 이스라엘이 공습을 단행했다고 주장하는 약 1500개의 표적은 수년간 세심하게 계획돼온 세부 전쟁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WP는 "이스라엘은 거의 10년 가까이 헤즈볼라와의 다음 전쟁을 준비해왔고, 10월7일 이후 본격적인 갈등은 불가피해보였다"면서 "이제 가자에서 하마스가 약화하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응한) 전투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카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새 공격이 진행 중이라고도 확인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군에 "오늘 헤즈볼라는 일주일 전 우리가 알고 있던 조직과 다르다"면서 "우리는 추가 공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지휘권, 통제권, 전투원, 전투수단까지 타격을 입었다면서 "명령을 내릴 순간이 올 수 있으므로 준비해야 한다"고 지상전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다만 헤즈볼라는 이러한 대규모 공습에도 하마스 지원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헤즈볼라 역시 이날 300발 이상의 로켓을 이스라엘측 8개 표적에 발사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날 표적에는 국경에서 60km 떨어진 지크론 야코프의 폭발물 공장이 포함됐다. 악시오스는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전면전 초읽기로 치닫자 유엔 안보리는 25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안보리 9월 의장국인 슬로베니아는 이날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날 오후 6시 정식회의를 긴급히 소집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일반토의 개막연설에서 "레바논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레바논 사람들,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은 레바논이 또 다른 가자가 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갈등 고조를 우려했다.



반면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외교적 해결책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이날 오후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어 "우리가 얘기하는 동안에도 중요한 세력들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시도 중이고 우리는 그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있다"며 "우리는 어디에서도 지상 침공을 하고자 하지 않고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 참석을 위해 당초 25일 미국 뉴욕에 도착 예정이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연설 당일인 26일 뉴욕에 도착한다. CNN방송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내각 장관, 고위 안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헤즈볼라 공습에 대한 브리핑을 주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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