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적당한 음주도 득보다 실이 커"
"美 국민 절반, 알코올 위험성 몰라"
캠페인 진행 및 경고 문구 부착 촉구
50세 미만 성인에게서도 유방암, 대장암 등의 발병이 증가하는 가운데 음주가 그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암연구학회(AACR)는 "모든 암 사례의 40%는 교정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하나는 음주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식도 편평세포암을 포함한 대장암, 간암, 위암, 유방암, 두경부암 등 총 6가지 악성 종양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2019년 암 진단 사례 중 약 5.4%는 음주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의 경우 2010년~2019년 사이 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했으며 가장 많이 걸린 암은 유방암, 갑상선암, 결장암, 직장암 순이었다. 50세 미만의 대장암 발병 사례 역시 2011~2019년까지 매년 1.9%씩 늘어났다.
지난 수년간 미국 사회에서 적당한 음주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뤄지던 중 등장했다. AACR 보고서 발간에 참여한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의료센터 종합 암 연구소 소속 제인 피게이레두 박사는 "51%의 국민들은 알코올이 암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중의 인식으로 인해 알코올 섭취가 줄어들지 않고, 이에 따라 암 발병률 또한 오르고 있다는 것.
실제로 18~25세 여성 가운데 음주가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3분의 1이 채 안 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적포도주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속설이 있긴 하다"면서도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술의) 잠재적 이득이 암에 걸릴 위험보다 크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AACR은 금연, 건강한 식단, 적정한 체중 유지, 운동, 자외선 및 오염 물질 노출 차단 등 생활 습관의 변화와 비롯해 알코올 섭취를 줄일 것을 권했다. 더불어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제고를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알코올음료에 암을 경고하는 문구를 붙여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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