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철강 등 주요 수입품 관세 대폭 인상
반도체·노트북 등은 내년부터 적용
"대선 앞 제조업 종사자 표심 잡기"
미국 정부가 전기차 등 중국산 수입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주요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중국산 전기차, 태양전지, 철강, 알루미늄, 전기차 배터리 및 주요 광물 등에 대해 인상된 관세율을 오는 27일부터 적용한다고 외신에 밝혔다. 이번 조치로 중국산 전기차 관세는 기존 25%에서 100%로 대폭 오르며, 태양전지는 50%, 철강·알루미늄 및 전기차 배터리는 각각 25% 인상된 관세가 적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광물, 부품 등에도 25%로 인상된 관세율이 부과될 예정이다.
다만, 일부 품목에 대한 인상 관세율 적용 시점은 내년 이후로 설정됐다. 반도체 관련 폴리실리콘과 실리콘 웨이퍼 등에는 내년부터 50%의 관세가 부과되며, 노트북과 휴대전화 같은 기타 장비에는 2026년 1월부터 인상된 관세가 적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응해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180억 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USTR은 당초 지난달 1일부터 관세 인상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잇따라 지연됐다. 그러나 최근 발표에서 일부 품목의 관세율을 당초 계획보다 더 높이기로 결정했다.
특히, 의료용 마스크 및 수술용 장갑의 관세는 25%에서 50%로, 중국산 주사기의 경우 당초 50%였던 관세가 100%로 인상된다. 다만, 영유아의 음식물 섭취용 주사기에 대해서는 1년간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 전 미국 제조업 종사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외신은 자동차와 철강 산업이 밀집된 주요 주(州)에서의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양 후보의 치열한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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