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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여행 가요" 공항검색대서 '찰칵'…SNS 중독 어쩌나 [청춘보고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0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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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대에 소지품 배치한 뒤 인증 사진 '찰칵'
CNN "SNS, 정신건강에 악영향"
세계 각국서 SNS와의 전쟁

최근 해외 젊은층을 중심으로 '공항 트레이 꾸미기'가 유행하고 있다. 해외 출국 전 공항 보안검색대에 올리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자신의 소지품을 배치한 뒤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젊은층의 자기표현 욕구와 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화가 결합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SNS로 인한 부작용을 경고하며, 해당 행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항 트레이 미학' 트렌드…틱톡서 관련 게시물만 1600만개 ↑
"저 오늘 여행 가요" 공항검색대서 '찰칵'…SNS 중독 어쩌나 [청춘보고서] [이미지출처=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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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NN 등 외신은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공항 트레이 미학(airport tray aesthetic)' 트렌드에 대해 보도했다. 이는 공항에서 찍는 인증 사진으로 선글라스, 신발, 전자기기, 가방 등을 가지런히 배열해놓거나 색감이 통일된 아이템만 모아 찍은 것이다. 이 같은 행위는 그간 공항에서 지루함을 느끼며 재미를 찾던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틱톡에 관련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은 1640만개가 넘는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CNN은 "냉장고 속 달걀과 버터 옆에도 꽃과 그림을 두고 사진 찍는 세상"이라며 공항 검색대는 이 같은 콘셉트 사진을 찍기에는 부적절한 장소라고 지적했다. 공항 검색대는 시간 지체 없이 매 순간 삼엄한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영국 메트로 신문도 "불안을 유발하는 유행"이라면서 "공항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교통안전국(TSA) 측은 "보안 검색대의 민감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한 사진 찍는 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유행이 더욱 거세지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뉴욕 포스트는 "검색대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TSA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SNS가 젊은 세대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CNN은 "다른 사람들의 장밋빛 순간이 24시간 내내 우리의 피드에 넘쳐나고 있다"며 "사회적 비교는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젊은층에겐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생은 기록을 남기기 이전에 살아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SNS 중독 문제 심각…피로감 느끼는 이들도
"저 오늘 여행 가요" 공항검색대서 '찰칵'…SNS 중독 어쩌나 [청춘보고서]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실제로 SNS 중독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며, 국내 상황 또한 심각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23.1%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는 만 3~9세 유·아동이 25%, 만 10~19세 청소년이 40.1%, 만 20~59세 성인이 22.7%, 60대가 13.5%였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일상에서 스마트폰이 가장 우선시되고, 이용량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해 신체·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상태를 뜻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유행에 민감하고 또래와의 소통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다른 연령대보다 더 쉽게 SNS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다만 SNS가 '일상을 기록하는 도구'보다는 '자기 과시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미국의학협회는 하루에 3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일부 젊은층은 과도한 SNS 사용의 부작용을 호소하며 이른바 'SNS 디톡스'를 선언하고 있다.


SNS·스마트폰 규제 나선 외국들…美 "SNS도 담배처럼 경고 문구 표시해야"
"저 오늘 여행 가요" 공항검색대서 '찰칵'…SNS 중독 어쩌나 [청춘보고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SNS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커지자 각국에선 앞다퉈 'SNS 나이 제한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선 SNS가 술·담배처럼 청소년 건강에 유해하다는 경고문을 게재하려고 추진 중이며, 이탈리아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호주 정부는 청소년의 정신과 신체 건강을 위해 SNS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설정하기로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0일 호주 ABC 방송에 출연해 "아이들이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운동장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이들이 현실에서 사람들과 진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SNS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은 14∼16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가 차원에서 청소년의 SNS 사용 제한을 추진하는 것은 호주가 세계 최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규제하려는 나라들도 있다. 영국은 지난 2월 모든 학교에 수업 시간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대만 또한 2015년부터 청소년이 디지털 기기를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는 '아동·청소년 복지권익보호법'을 시행 중이다. 2세 이하 영아에 대해서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금지하는데, 이 법을 어긴 부모에게는 최대 5만 대만달러(약 21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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