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부동산 투자도 원금회수 불투명"
MBC가 지난 2019년 이사회 의결 없이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에 105억원을 투자해 전액 손실을 보거나 신종 금융상품에 대한 위험관리 규정 없이 투자를 진행하는 등 방만 경영을 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감사 청구'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MBC는 2019년 임원 회의에서 사옥 매각대금 4849억원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로 결정하고, 이사회 의결 없이 총 1905억원을 초고위험 금융 상품인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상품에 투자했다. 그 결과 리조트 펀드 투자의 경우 105억원 전액 손실이 발생했고, 그 외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의 경우에도 원금 회수가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MBC는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방송권에 33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투자금 전액을 선지급했으나, MLB 월드투어가 무산되자 14억7000만원만 돌려받았다. 특히 지난해 1월 방문진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방송(방송권료 37억7000만원) 계획 등 다른 스포츠 방송의 운영 계획을 보고했지만, 미상환 금액인 18억3000만원은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MBC 관계사인 MBC플러스는 2018년 5월 여수에 실내스포츠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동사업자가 시설물 설치를 지연하는데도 적정 조치를 하지 않거나 개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용한 적 없는 시설물 임대료로만 매년 10억원씩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사업한다며 공동사업자의 사업권을 양수했으나 결국 시설물 설치가 되지 않는 등 사업을 중단해 최소 74억원~최대 8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MBC아트는 누적 적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2022년 임직원 임금을 인상하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했다.
감사원은 "방문진은 6개 사안과 관련해 MBC가 '문화방송 관리 지침'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데도 이를 그대로 두거나 MBC로부터 경영사항을 단순 전달받는 수준에 그친 채 조치사항을 논의하지 않는 등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진 이사회의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이행을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등 방문진법과 상법에 따른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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