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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잘 치는 공대 오빠' 세계 음악팬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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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공대 출신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서면 인터뷰

'피아노 잘 치는 공대 오빠' 세계 음악팬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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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잘 치는 공대 오빠' 세계 음악팬을 사로잡다
'피아노 잘 치는 공대 오빠' 세계 음악팬을 사로잡다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피아노 잘 치는 공대 오빠' 스미노 하야토가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한 책의 제목은 의미심장했다. 스미노의 삶을 표현한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일본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는 일본 최고 재원들이 모이는 도쿄대 공대 출신이다. 피아노 강사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공학도로서 삶을 살면서도 그는 "아무도 모르게 더 많은 피아노 연주 경험을 갖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2018년 전일본피아노지도자협회(PTNA)가 주최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 순간 그는 음악인의 삶을 택했다. 음악 덕분에 자유로워진 순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021년 그는 도약했다.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차 결선에까지 오르며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가 됐다.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은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탄생한 것이다.

스미노가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언급한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는 지난해 3월 타계한 일본의 피아노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썼다. 스미노는 "몇 번을 읽어도 여전히 영감을 주는 책"이라고 했다. 그는 "음악가들의 자서전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며 "다른 음악가들의 생각을 엿보고 배울 수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고 큰 영감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스미노는 3년 연속 한국을 찾는다. 오는 11월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한다. 한국에서 그의 인기는 여느 유명 피아니스트 못지 않다. 2022년 처음으로 내한해 서울, 부산, 인천에서 한 세 차례 독주회와 지난해 서울에서의 독주회를 모두 매진시켰다. 오는 11월 독주회 역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R과 S석이 동나고 A와 B석만 일부 남았다.

공대 출신답계 그는 음악과 함께 공학, 우주에 대한 책들도 즐겨 읽는다고 했다. 최근에는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를 읽었다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외에도 존재할 수 있는 다른 우주들에 관한 가능성과 이론을 다룬 책이라고 소개하면서 음악과 우주가 공통점이 있기에 이 책에서도 음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평행우주 이론이 제시하는 무한한 가능성처럼, 음악도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요구하며, 한계 없이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와 음악 모두, 탐구할수록 더 많은 질문과 가능성이 열리는 끝없는 여정인 것 같다."

그는 "음악과 과학이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음악과 과학이 만나는 접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른다. 지난해 독주회 때 이진법을 활용한 작품번호 소개는 대학에서 전공했던 컴퓨터공학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논리적인 사고와 음악적 감성이 만나는 곳에서 새로운 창작의 영감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올해 공연에서는 지난해 4곡이었던 자작곡을 많이 늘렸다. 스미노가 작곡한 야상곡만 세 곡을 연주하고 또 다른 자작곡인 '태동', '인간의 우주'도 들려준다. 게다가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와 '튀르키예 행진곡'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3악장의 변주곡을 자신이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튀르키예 행진곡 앞에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전곡을 연주한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관객들에게 3악장 '튀르키예 행진곡' 원곡과 자신이 편곡한 변주곡을 비교해달라는 듯하다. 그 외 그는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과 '전주곡과 푸가', 드뷔시의 '달빛'도 연주한다. 스미노는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과 제가 작곡한 현대적인 작품들을 조화롭게 엮어서 연주곡들을 정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거장들의 음악을 통해 클래식의 전통을 느끼는 동시에, 자작곡들을 통해 현대적인 감성과 실험적인 요소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협연하고 싶은 음악가는 연주단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정명훈 지휘자를 언급했다. "지난 6월 일본에서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공연을 봤다. 정명훈 지휘자의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에 깊이 감명받았다. 언젠가 꼭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스미노는 지난 4월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 무대에 데뷔했다. 로열 앨버트 홀은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 중 하나인 BBC 프롬스가 열리는 무대로 런던에서 가장 큰 공연장이다. 당시 스미노는 벤 팔머가 지휘하는 스코틀랜드 왕립 오케스트라와 미국 작곡가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를 협연했다. 1924년 작곡된 곡으로 100주년을 기념해 연주했다. 연주 중 객석에서 '따르릉' 하고 휴대전화가 울렸다. 스미노는 이 순간을 프로 연주자가 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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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디 인 블루'를 연주할 때면 항상 나만의 카덴차를 연주하는데, 그 순간 객석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제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그 벨소리에 맞춰 즉흥 연주를 했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지만, 오케스트라와 관객 모두 그 순간을 즐겼고, 공연장 전체에 일체감이 형성됐다." 돌발, 위기 상황에서 관객에게 오히려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연주자는 많지 않다. 그가 바로 그런 아티스트란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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