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원유 수요 211만배럴→203만배럴로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원유 수요 전망을 하향했다. 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꼽았다. 중국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브렌트유는 2년여 만에 6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9일(현지시간) OPEC은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203만배럴, 내년 174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에는 각각 211만배럴, 178만배럴 증가를 점쳤는데 한 달 만에 원유 수요 전망을 소폭 하향조정했다. 총 수요는 올해 하루 1억420만배럴, 내년 하루 1억600만배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수요를 하향 조정한 원인은 중국이다. 중국의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70만배럴 증가에서 65만배럴 증가로 하향조정됐다. 중국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려고 노력하면서 원유 수요가 둔화됐다고 OPEC은 지적했다.
OPEC은 "중국 경제 성장은 여전히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동산 부문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트럭·전기차 증가로 디젤과 가솔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IB)들 앞서 중국 원유 수요 둔화와 산유국 공급 과잉을 이유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속속 낮췄다.
전날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4분기 배럴당 평균 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에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에서 80달러로 낮춰잡았는데 추가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 외에도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유가 전망을 하향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원유 시장이 공급과잉이며, OPEC 플러스(+)가 추가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2025년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중국 수요 둔화와 미국 경기 하강 우려로 202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주에만 10%가량 급락해 11개월 만에 주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에 OPEC과 OPEC+는 자체 감산 계획을 연말까지 연기했다.
현재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 11시3분 기준 상승한 전일 대비 2.43달러(3.38%) 하락한 배럴당 69.41달러를 기록 중이다. 2년여 만에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57달러(3.74%) 밀린 배럴당 66.1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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