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기업 아이엠비디엑스가 이틀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리는 '2024년 유럽종양학회(ESMO)' 학술대회에서 다중암 선별검사 서비스인 ‘캔서파인드’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암의 조기 스크리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매우 뜨거운 만큼 이번 발표는 캔서파인드의 우수한 성능을 통해 아이엠비디엑스의 잠재력을 선보일 좋은 기회로써 학계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표준 선별검사가 없는 췌장암과 난소암에서 각각 80.6%, 84.7%의 민감도를 달성함으로써 조기 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았던 암종의 치료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10일 오전 9시21분 아이엠비디엑스는 전날보다 3.94% 오른 1만87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가 개발한 캔서파인드는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다중암(현재 8개암종)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으로서 암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ESMO에서는 대장암, 위암, 간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8개 주요 암에 대한 캔서파인드 성능을 공개한다. 기존 대비 분석성능이 대폭 향상된 AI 알고리즘을 통해 암 유전체 데이터의 분석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
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는 "암의 조기 발견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며 "궁극적으로는 한 번의 혈액 검사로 26개 이상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치암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암학회 연구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암 사망의 71%는 췌장암, 간암, 뇌암 등 선별검사가 따로 없는 암으로 인해 발생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중암 조기진단을 도입하면 기존 방식으로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도 조기에 발견해 적시에 치료할 수 있다"며 "생존율을 5~10배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캔서파인드 제품을 통해 약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액체생검 기반 암 조기진단 시장 침투를 시작할 것"이라며 "아이엠비디엑스는 액체생검 시장의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로서 임상결과·논문, 국가 암 정복 과제 등록, 질병관리청 승인 등을 확보하며 기술에 대한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지난달 캔서 디텍트(재발 모니터링) 제품에 대한 혁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했다. 혁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했다는 것은 연구용으로 활용했던 캔서 디텍트 제품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 기간은 120일이 소요되며 늦어도 연내, 비급여 형태로 의료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연구원은 "캔서 디텍트 혁신의료기술평가 승인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30년간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암 환자의 생존률은 70%대까지 상승한 반면 암 재발 진단 기술은 여전히 CT, MRI, 내시경 등 전통적인 영상검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재발암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세잔존암 탐지 선도 업체로는 나테라와 가던트헬스 등이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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