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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대상 시행령 기준 국가가 24년 방치…대법원 다음 달 공개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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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3일 오후 생중계
국가배상책임 1·2심 인정 안 돼

장애인을 위한 출입 경사로 설치 등 편의제공 의무를 부담하는 시설을 정한 시행령이 24년간 개정되지 않은 것과 관련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할지를 놓고 대법원이 다음 달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첫 공개변론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김모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가배상청구 사건에 관해 다음 달 23일 오후 2시부터 대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공개변론 상황은 당일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될 예정이다.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대상 시행령 기준 국가가 24년 방치…대법원 다음 달 공개변론 대법원 전원합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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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애초 김씨 등 4명의 원고가 투썸플레이스 주식회사, 편의점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제이스리테일, 주식회사 호텔신라, 대한민국을 상대로 차별구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들을 상대로 장애인이나 임산부 등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해줄 것과 설치기준을 제시해줄 것, 설치 비용 중 일정 부분을 부담해줄 것 등을 청구했다. 또 국가를 상대로는 장기간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은 지체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의무를 부담하는 소규모 소매점의 범위를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인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 수많은 유형의 시설들을 모두 법률에 규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7조(대상시설)는 편의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는 대상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라며 ▲공원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 ▲통신시설 ▲그 밖에 장애인등의 편의를 위하여 편의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는 건물·시설 및 그 부대시설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소송이 처음 제기된 2018년 4월 11일 당시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제3조(대상시설)는 '법 제7조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편의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는 대상시설은 별표 1과 같다'고 규정한 뒤 별표 1에 자세한 세부 기준을 규정했다.


그리고 별표 1에서 '수퍼마켓·일용품 등의 소매점으로서 동일한 건축물 안에서 당해 용도에 쓰이는 바닥면적의 합계가 300제곱미터 이상 1000제곱미터 미만인 시설'로 규정, '바닥면적의 합계가 300제곱미터 이상'인 소매점만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부담하도록 했다.


문제는 해당 규정이 1998년 제정된 이후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관련 규정은 이 사건 재판이 진행되던 도중인 2022년 4월 '바닥면적의 합계가 50제곱미터 이상의 시설로 개정됐다. 무려 24년 만이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편의점 중 97%가 넘는 비율의 편의점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의무에서 면제될 정도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 방치됐던 셈이다.


애초 소송을 낸 4명의 원고 중 3명은 지체장애인이다. 이들은 "국가가 위 시행령 규정을 20년 넘도록 개정하지 않아 장애인등편의법,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보장한 접근권이 형해화됐다"고 주장하면서, 그 같은 정부의 행정입법부작위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을 청구했다.


2022년 2월 10일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국가를 상대로 한 국가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재판부는 해당 시행령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일탈해 장애인의 행복추구권이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보고 피고 GS리테일에게 직영 편의점 중 2009년 4월 11일 이후 신축·증축·개축된 점포에 대해 장애인 통행이 가능한 접근로 등이 설치된 출구를 설치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렸다. 1심 선고 직전 피고 투썸플레이스, 호텔신라와는 강제조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가 시행령을 장기간 방치한 것과 관련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고의나 위법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항소심에서는 국가를 상대로 한 국가배상청구 부분만 다퉈졌다. 원고 중 1명은 항소하지 않아 3명의 원고가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을 기각한 1심 법원의 판단을 살핀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공개변론은 재판부의 쟁점 정리에 이어 각 쟁점별 원고 측과 피고 측의 변론, 그리고 재판부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종 판결 선고는 변론종결 후 대법원장 및 대법관들의 최종토론(전원합의기일)을 거쳐 2~4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대법원은 예고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관련 규칙에 따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여러 기관·단체에 쟁점에 관한 의견서 제출 요청서를 발송했다.


이번 공개변론에는 배융호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본부장과 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원고 측 참고인으로, 안성준 한국장애인개발원 환경정책기획팀장과 안병하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피고 측 참고인으로 각각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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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 사건은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실질적 보장 여부뿐 아니라 행정입법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가 문제가 된 다른 영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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