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6% 하락 등 기술주 약세
7월 구인·이직 보고서, Fed 베이지북 공개
6일 나올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 관건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4일(현지시간) 장초반 혼조세다. 전날 미 경기 침체 공포 확산과 엔비디아의 10% 폭락으로 급락한 시장은 이날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며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는 약세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 상승한 4만1018.38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2% 오른 5529.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4% 내린 1만7078.32에 거래 중이다.
전날 미 실물경제의 한 축인 제조업 경기 위축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번졌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했다. 제조업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ISM 제조업 PMI는 5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하며, 제조업 경기가 장기 위축 국면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투심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기술주가 크게 하락했다. 특히 경기 침체 공포가 인공지능(AI) 회의론과 맞물리며 엔비디아가 폭락했다. 전날 엔비디아 주가는 9.53% 급락해 하루새 2789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특히 미 법무부가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위해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더욱 끌어내렸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75%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전날 급락이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상 9월은 연중 주식 성과가 가장 나쁜 달로 여겨지는데, 이 같은 인식이 투심에 더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폭에 영향을 줄 오는 6일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어 밀턴 인베스터스의 닐 비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망스러운 수치는 시장을 다소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확실성이 결여돼 있어 금요일(6일) 수치(고용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하락장에서 매수하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지난달 초에도 7월 고용 보고서 쇼크로 급락했다 회복한 만큼, 이번 하락장이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메릴린치·뱅크오브아메리카(BoA) 프라이빗 뱅크의 크리스 하이지 투자 수석은 "앞으로 8주가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다양화하며 시장이 내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이번 주 공개될 주요 고용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우선 이날은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공개된다. 5일에는 ADP의 8월 민간 고용 보고서와 주간 신규·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 6일에는 노동부의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다. 고용 보고서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6만5000건 증가하고, 실업률은 4.2%를 기록했을 것으로 점친다.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 이상으로 오를 경우 Fed가 9월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에는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공개된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61%,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39% 반영 중이다.
국채 금리는 약보합세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보다 3bp(1bp=0.01%포인트) 밀린 3.85%,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수준인 3.83%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1.56% 내리고 있다. 애플은 1.2%, 마이크로소프트(MS)는 0.67% 하락하는 등 다른 기술주도 약세다. US스틸은 데이비드 버릿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제철 매각이 뭐산될 경우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를 피츠버그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밝힌 후 1.98% 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전날 4% 넘게 빠진 국제유가는 이날도 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9달러(0.84%) 하락한 배럴당 69.75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77달러(1.04%) 밀린 배럴당 72.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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