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AI 대화 데이터 분석
AI 챗봇 개선 방안 제시
텍스트 넘어 멀티모달 분석 확대
"AI 간 상호작용 분석해 블랙박스 푼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과 기계가 자연어로 대화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이들이 주고받는 상호작용 데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AI 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 기업인 콕스웨이브는 이런 변화에 주목해 거대언어모델(LLM) 분석 플랫폼 ‘얼라인 AI’를 개발했다. AI 챗봇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조타수(Cox)’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콕스웨이브가 얼라인 AI를 구상한 것은 AI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느낀 개선점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이미지 편집 서비스 ‘하마’와 이미지 검색 서비스인 ‘엔터픽스’를 운영하면서 이용자가 이를 어떻게 쓰고 어떤 개선점을 원하는지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 회사 김기정 대표는 "웹 페이지에서 사용자 체류 시간이나 결제 빈도를 분석하는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AI에 맞는 분석 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콕스웨이브는 2022년 폰트 회사인 산돌에 하마와 엔터픽스를 매각한 후 얼라인 AI를 개발했다.
얼라인 AI는 사용자가 AI와 나눈 대화에 집중한다. 대화에는 서비스 만족도를 비롯해 사용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드러난다. 기존 쇼팽앱과 달리 챗GPT에선 "방금 추천해 준 옷은 마음에 안 들어, 줄무늬 말고 체크무늬로 찾아줘"라고 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얼라인 AI는 대화 분석을 통해 AI 서비스 개발사나 운영사에 개선해야 할 점을 제안한다. 부적절하거나 예상 밖 답변을 하는지, 재학습시킨 데이터를 잘 반영했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으로 AI 챗봇을 고도화하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다날,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이 콕스웨이브의 고객사이고 회계법인 빅4 중 한 곳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이 커질수록 콕스웨이브에는 기회다.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 중 20~25%가량이 SW를 분석·테스트하는 품질보증·품질관리(QA·QC) 분야다. 이를 생성형 AI 시장에 적용하면 2030년까지 약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이 열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대표는 시장 선점을 위해 해외도 공략한다. 지난달 AI 고객센터(AICC)를 개발하는 인도 펀다멘토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얼라인 AI를 펀다멘토 AICC에 접목해 상담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기술적으로는 멀티모달 모델 분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와 사람이 주고받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데이터까지 분석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AI와 AI 사이의 상호작용 분석도 목표로 하고 있다. AI는 답변을 내놓기까지 다른 AI에 질문하는 등 상호작용을 거친다. 이를 분석하면 AI의 오랜 난제인 ‘블랙박스’를 푸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AI는 결과물을 내놓기까지 거친 과정을 명백하게 알 수 없어 블랙박스로 불린다.
김 대표는 "생성형 AI 등장은 인간과 컴퓨터가 소통하는 인터페이스가 바뀌는 패러다임 변화"라며 "변화의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