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CJ제일제당 前 대표, 57억원 받아
GS리테일·SPC삼립 등도 퇴직임원이 최다급여
대부분 기업서 총수일가가 최다연봉
최은석 전CJ제일제당 대표가 국내 주요 유통기업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대표 이외에도 퇴임한 일부 최고경영자(CEO)들이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오너 일가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다.
20일 아시아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주요 유통기업 임직원들의 상반기 보수를 집계한 결과, 최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 57억3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CJ제일제당으로부터 받은 급여인 18억2800만원보다도 약 3배 많은 수치다.
최 전 대표가 손 회장보다도 많은 급여를 받은 건 퇴직금이 포함되면서다. 지난 3월 CJ제일제당 대표에서 물러난 그는 총 53억7000만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CJ제일제당의 퇴직금은 월 급여액에 임원 직급 재직기간을 곱한 뒤 임원 직급별 배수를 곱해 결정된다. 최 전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 뒤, 지난 4월 총선에서 대구 동구군위군갑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GS리테일에서도 정년퇴임한 김호성 고문이 최다 연봉자 자리에 올랐다. 김 고문은 27억2500만원의 퇴직금과 3억7800만원의 상여금을 포함해 총 32억6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같은 기간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받은 급여 6억2700만원보다 5배가량 많은 수치다. SPC삼립에서도 조병훈 전무가 5억2800만원의 퇴직금 포함 6억10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사내에서 유일하게 급여가 5억원을 넘겼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 3월 사임한 김형종 전 사장이 10억56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다만 오너 일가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18억8200만원)보다는 적은 금액이었다. CJ에서도 그룹 재무통으로 꼽히던 신종환 자문역(전 재무전략실장)이 7억3600만원의 퇴직금을 포함해 8억62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지난 5월 카카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는 기업 총수 일가가 아닌 재직 임직원 중 연봉이 가장 높았다. 이 부회장은 6억500만원의 급여와 4억400만원의 상여금을 포함해 10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같은 기간 김상현 롯데쇼핑대표이사(부회장)는 9억2590만원을 받았고, 신세계의 윌리엄김 대표이사와 박주형 대표이사는 각각 7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계열사 급여를 모두 포함한다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신 회장은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포함해 7개 계열사에서 모두 117억8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특히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만 41억71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에서 받은 보수만 놓고 보더라도 유통기업 전체 임직원 중 2위에 해당한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에서 받은 임금의 절반 이상인 21억7000만원이 경영성과급이었다. 롯데지주는 신 회장의 경영성과급 산정 이유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신성장 영역을 발굴했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대부분 계열사에서도 최고 연봉 자리에 올랐다. 그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에서 각각 11억100만원과 20억원을 수령했다. 또 호텔롯데에서 13억1400만원, 롯데웰푸드에서 11억1200만원, 롯데칠성음료에서 14억9900만원, 롯데물산에서 5억9200만원을 받았다.
유통 대기업에서는 대부분 오너 일가가 최다연봉자 자리에 올랐다. 이마트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17억2000만원을 받았고, 신세계에서도 정유경 총괄사장이 17억1400만원을 수령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지주사 CJ에서 21억9100만원을 받았고,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도 현대백화점을 통해 18억82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홍석조BGF리테일 회장(5억7100만원)과 신동원 농심 회장(7억8780만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6억2600만원) 등도 기업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았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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