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여러 내진 성능 검토해야"
지난 8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진도 7.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후 사흘 연속으로 5 규모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기상청은 '대지진 주의보'를 사상 최초로 발령했다. 한국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홍태경 교수는 "우리나라 남해 연안에서는 초대형 지진을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홍 교수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서 "일본에서 7.1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남해 연안에서도 지진동을 느꼈다는 보고들이 꽤 있었다"라며 "민감하신 분이라면 건물이 1cm 정도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난카이대지진은 일본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지진을 말한다. 일본 정부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이제까지는 토카이 혹은 토난카이, 난카이 지역, 이렇게 세 지역을 바꿔가며 8 초반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세 지역의 지진이 연쇄적으로 부서지게 되는 상황이다. 지진 규모는 9.0에 이르는 큰 지진으로 동일본 대지진과 유사한 수준이다. 난카이 해곡에서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날 경우 약 23만 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9.0 정도의 지진은 7.1 지진보다 약 1000배 정도의 큰 지진이다. 지진동의 크기는 30배 정도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홍 교수는 "남해안에서 1cm 정도 흔들렸던 게 (9.0 지진이 나면)30cm가 흔들린다는 얘기"라면서 "남해 연안에서는 초대형 지진을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한국은 일본에 적용되는 내진 성능보다 낮은 정도의 성능을 구현하고 있기에 실제로는 건물에 상당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초대형 지진이 난카이 해구에서 발생할 경우를 상정해서 한국에서도 여러 내진 성능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