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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탄생 100주년, 여전히 슬픈 '전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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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기획전
서울시립미술관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展
동시대 여성 작가 22명 작품 함께 선봬

천경자(1924∼2015)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두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연달아 개최된다.

[갤러리 산책]탄생 100주년, 여전히 슬픈 '전설의 이야기' 천경자, 화병이 된 마돈나, 1990, 종이에 채색, 38×45.5cm [사진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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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에서 천경자 작가와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 작가 22명의 작품과 자료를 전시하는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전을 선보인다.


천경자 화백은 20세기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 화풍으로 후대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활동 초기부터 ‘자유로운 창작과 개성’을 중시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동양화, 한국화라는 틀에 가두지 않았다. 채색화는 곧 일본화라는 당시의 편견에서 벗어나, 남다른 감수성과 감각으로 유년기의 기억, 음악, 문학, 영화에서 받은 영감, 연인과의 사랑과 고통, 그리고 모정을 개성적인 필치로 그린 진정한 모더니스트였다는 점에서 다른 작가들과 차별점을 갖는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아요."


1998년 천경자 화백이 기증한 93점의 작품을 토대로 서울시립미술관은 다양한 전시를 개최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현대적 사고방식을 부각하고, 그의 영향을 조명하는 동시에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 동양화가들을 함께 살핀다. 왜색 탈피와 전통 계승, 민족의식 반영 등 당대 동양화 작가들이 짊어졌던 과제에 더해 가사와 양육까지 병행해야 했던 '여류 동양화가'들이 어떤 식으로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양식에서 벗어나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작가'로 성장하는지 그 과정을 주밀히 살펴본다.

[갤러리 산책]탄생 100주년, 여전히 슬픈 '전설의 이야기' 천경자, 애틀렌터 마가렛 밋첼 생가, 1987, 종이에 채색, 31.5×40cm [사진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대중에 처음 공개되는 작가의 170호 대작 '꽃과 병사와 포성'은 작가가 1972년 베트남 전쟁 중 종군 화가로 베트남에 직접 가서 스케치하며 완성한 작품이다. 당초 국방부 청사 1층 로비에 걸려 있던 것으로, 맹호부대 장병들의 촌락 지역 수색 작전 장면을 화폭에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다.


1943년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인 '조부상'과 함께 대중에 역시 처음 공개되는 1950년대 초 작품 '옷감집 나들이', 뱀을 주제로 한 '사군도'(원제 향미사·1969), 1978년 열흘간 4만명이 몰렸던 서울 현대화랑 개인전 출품작 '초원'(1973) 등 천경자 작품 9점을 공개한다.

[갤러리 산책]탄생 100주년, 여전히 슬픈 '전설의 이야기' 이숙자, 캠퍼스 훈련생, 1982 [사진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천경자 작가와 동시대를 살았던 동료, 제자 등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세계를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등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살펴보는 전시는 격변의 시대를 전통춤의 형상으로 풀어낸 장상의의 '다시래기'와 '번뇌', 4·19 혁명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문은희의 '무제(4·19혁명)', 독도를 주제로 한 '공(空)-독도', 군사독재 시기 교련 수업을 주제로 한 이숙자의 '캠퍼스 훈련생'(1982), 여성 작가가 그린 첫 정부표준영정인 오낭자의 '김육 표준영정'(1990) 를 비롯해 조선미술전람회 최다 수상자인 정찬영의 '공작도'(1937)를 포함 총 86점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23명의 작가가 살아온 시대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제도가 작가의 삶과 작품에 미친 영향을 총 5개의 전시실에 걸쳐 펼쳐 보인다.


전시는 11월 17일까지,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휴관 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 도슨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갤러리 산책]탄생 100주년, 여전히 슬픈 '전설의 이야기' 천경자, 자마이카의 고약한 여인, 1989, 종이에 채색, 31.5×40cm [사진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과 함께 상설전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도 함께 진행된다. 전시는 천경자 화백이 19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93점으로 구성된 '천경자 컬렉션' 중 여행풍물화로 분류된 작가의 기행 회화를 중심으로 작가의 인생 전반과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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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은 작가가 1986년 저술한 여행 수필의 제목으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경계 없이 이동하는 ‘바람’이라는 소재를 통해 심리적, 물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경계 없이 넘나들며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천경자의 인생 전반과 작품세계를 은유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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