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 해변에서 행인이 발견해 신고
총 25개 상자, 31㎏에 달해
강력한 비바람을 동반한 허리케인 '데비'가 미국 남동부 지역을 덮친 뒤 14억원 상당의 코카인이 플로리다주의 한 해변에 떠밀려 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 국경순찰대 마이애미 지국이 허리케인 데비가 몰고 온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플로리다 키스 해변에 코카인 상자 25개가 떠밀려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코카인은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 신고했으며, 무게만 70파운드(31.7㎏)에 달했다. 시가 100만달러(약 13억7000만원) 상당의 규모다.
국경순찰대 마이애미 지국의 새뮤얼 브릭스 순찰 책임자 대행은 엑스(X·옛 트위터)에 떠밀려 온 코카인 상자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을 보면 코카인이 들어있는 상자는 모두 비닐로 싸여 있고, 검은색 바탕에 빨간색 기호 표시가 붙어있다. 현재 코카인은 모두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코카인이 대거 해안에 밀려와 압수되는 일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데비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1등급 허리케인의 위력으로 미 남부 플로리다 해안에 상륙했다. 시속 130km의 강풍과 폭우로 인해 현지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나무가 집을 덮치고 차들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플로리다에서만 5명이 숨졌고, 조지아에서도 집 위로 나무가 쓰러져 1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부 지역에는 강풍과 함께 400㎜가 넘는 집중 호우가 내렸으며, 30여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고, 항공편도 2000편 가까이 취소됐다.
현재 데비는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약화했지만 여전히 폭우와 시속 64~80㎞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데비는 시속 10km 이하의 느린 속도로 미 남동부 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앞으로도 최대 760mm의 많은 비를 뿌릴 걸로 예보됐다.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는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으며, 현지에서는 천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폭우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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