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사례 급증하자 대책 풀가동
중구, ‘오! 빙고’ 설치 생수병 600개씩 공급
서초구, '서리풀쿨링의자·시원이' 인기
시장·공원·쪽방촌에는 '쿨링포그'로 열기 식혀
올해 전국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서울 자치구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각 구청은 일찍부터 폭염대책본부를 꾸리고, 폭염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장마가 끝난 이후 피해사례가 급증하자 대책을 풀가동하는 것이다.
자치구들은 이번 여름 생수 냉장고, 스마트쉼터, 무더위쉼터 등의 설치를 늘리고 살수작업, 쿨링포그 등 가능한 작업을 총동원하고 있다.
중구는 남대문쪽방상담소, 황학쌈지공원 등에 ‘오! 빙고’라고 이름 붙인 무료 생수 냉장고를 설치해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하루 3번, 총 600개의 생수를 채워 넣는다. 성북구도 공원, 하천변 등 야외 무더위쉼터 13곳에 ‘생수 나눔 냉장고’를 설치해 이곳을 지나는 주민 누구나 이용하도록 한다. 강남구는 쿠팡이츠서비스의 지원을 받아 역삼로와 테헤란로의 이동노동자 쉼터에 생수를 채워 넣고 있다.
버스정류장 등에 냉난방 시설을 갖춘 스마트쉼터는 불볕더위에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구는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역과 을지로입구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 버스정류장 20곳에 냉방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춘 스마트쉼터를 설치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쉼터는 폭염이나 한파로부터 대중교통 이용객을 보호하자는 목적으로 성동구가 처음 아이디어를 낸 이후 여러 자치구에서 설치를 늘리는 추세다.
예산과 신속성 면에서 쿨링의자, 서큘레이터 등도 대안이 된다. 서초구는 올여름 버스 정류소에 ‘서리풀 쿨링의자’를 46곳까지 늘렸고, 마을버스 정류소에는 공기순환장치인 서큘레이터(서리풀 시원이)를 올해 처음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선 시설들이 이동객들을 위한 폭염 대비 대책이라면 무더위쉼터는 여름철 어르신들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필수 시설이다. 광진구는 무더위쉼터 92곳을 운영하고 있고, 중구는 관내 숙박업소와 협약해 안심숙소 객실도 마련해 두고 있다. 강북구는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무더위쉼터 운영시간을 저녁 9시까지로 늘리고 미리 확보해 놓은 안전숙소(숙박업소)는 야간쉼터로 전환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운영한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강북구에서는 폭염특보 시 어르신돌보미, 방문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율방재단, 안전보안관, 통장 등으로 구성된 재난도우미 808명이, 폭염 취약계층인 홀몸어르신과 만성질환자 4000여명의 생명을 집중적으로 보호하는 체계를 갖춰놨다.
시장과 공원, 쪽방촌에는 쿨링포그가 열기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동자동 여인숙 골목과 온기창고 골목에는 지난해부터 쿨링포그를 운영하고, 올해는 회현동 쪽방촌 외벽에도 쿨링포그를 설치했다. 쿨링포그 시스템은 미세하게 분무된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 온도를 3~5도가량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화곡본동시장, 신중부시장 등 아케이드 내에 점포가 밀집해 실내온도가 급상승하는 곳에도 효과가 좋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폭염으로 인해 전국에서 2818명의 온열질환자와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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