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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의 거듭된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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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200m 1분44초대 밑으로 떨어져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 준비하지 못해
라데팡스 수영장 얕은 수심도 기록에 악영향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부진하다. 올 초까지 유지해온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자기 기록에 한참 못 미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2를 기록했다. 9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튿날 자유형 100m 예선에선 48초41로 16위를 했다. 그는 준결승에 턱걸이했지만 레이스를 포기했다. 대신 남자 계영 800m 결승을 준비했다. 동메달을 노린 대표팀은 7분07초26으로 6위에 그쳤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세운 한국 신기록이자 아시아 신기록 7분01초23에 한참 못 미쳤다. 황선우의 200m 페이스도 1분45초99로 저조했다.


황선우의 거듭된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파리올림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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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200m는 황선우의 주 종목이다. 이름을 알린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1분44초62로, 세계 주니어 기록을 새로 썼다. 당시 결승에선 1분45초26으로 7위에 머물렀다. 초반부터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150m까지 1위로 역영했으나 마지막 50m에서 힘이 빠졌다. 그는 파리에서 아쉬움을 털어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수영 선수로서 최전성기인 20대 초반에 치러지는 만큼 지난 3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흐름은 순조로워 보였다. 202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1분44초47로 은메달을 땄고, 이듬해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1분44초42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분44초75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한 번도 1분44초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던 황선우가 1초 이상 느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템포 조절 실패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 1조에서 100m를 가장 먼저 턴했다. 기록은 50초95. 2조를 포함해 그보다 빨리 돈 선수는 다비드 포포비치(50초88·루마니아)뿐이었다. 그러나 100~150m 구간에서 27초67, 마지막 50m 구간에서 27초30으로 속도가 뚝 떨어졌다. 후자는 도쿄올림픽 결승(28초70) 때보다 향상됐으나 메달에 근접하기에 역부족인 기록이다.


황선우의 거듭된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파리올림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동안 황선우는 효율적인 레이스 운영에 집중했다. 도하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그 빛나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당시 "도쿄올림픽 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오버 페이스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상대 선수들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스퍼트했다"고 밝혔다. 스퍼트를 극대화하려면 경기 중반까지 충분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황선우는 수영 선수치고 체력이 약한 편이다. 특히 폐활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관계자들이 2020년 말 신체 능력을 측정하고 눈을 의심했을 정도다. 지난 3년 동안 수치를 끌어올렸으나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효과적으로 컨디션을 관리할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안타깝게도 황선우는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없었다. 파리 현지 사정이 여의찮았다. 선수촌에 입소했는데 셔틀버스를 타고 라데팡스 수영장까지 가는 데 왕복으로 2시간가량을 허비해야 했다. 선수촌에서도 에어컨 없이 무더위와 싸웠다. 대한수영연맹은 경기를 코앞에 둔 27일에야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호텔로 선수들을 이동시켰다. 황선우는 경기를 앞두고 불만을 토로했다.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 셔틀버스가 있었다. 테이프로 창문을 막아놔 열 수도 없었다. 선수들이 많이 탈 때는 내부 온도가 외부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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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의 거듭된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파리올림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얕은 수심과도 싸워야 했다. 세계수영연맹은 올림픽 수영장 수심을 3m로 권장한다. 임시로 건립된 라데팡스 수영장은 2.15m다. '파리 2024' 계획이 승인될 당시 최소 기준인 2m를 넘지만 세계수영연맹이 제시하는 최소 기준 2.5m에 한참 못 미친다. 수심이 얕아지면 선수들의 스트로크로 일어나는 물살은 더 거칠어진다. 그만큼 체력 소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포포비치는 도쿄올림픽(1분44초68·4위)보다 저조한 1분44초72에 터치패드를 찍고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평영 100m의 니콜로 마르티넨기(이탈리아)도 도쿄올림픽 8위에 해당하는 성적(59초03)으로 우승했다. ‘세기의 대결’로 기대를 모은 아리안 티트머스(호주)와 케이티 러데키(미국)의 대결 또한 싱겁게 끝났다. 티트머스는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3분55초38)보다 2초 이상 느린 3분57초49로 금메달을 땄다. 이 종목 올림픽 기록(3분56초46) 보유자인 러데키는 4분0초86으로, 4분의 벽조차 넘지 못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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