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절감 이유로 버스 내 에어컨 켜지 않아
테러 위험 창문까지 막고 이동 시간도 길어
외부보다 더운 환경에 선수 쓰러지기도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핵심 과제로 표방한 2024 파리 올림픽은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채식 위주 식단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선수들의 발이 되어주는 셔틀버스에 에어컨을 켜지 않아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한국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한 김우민은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다른 나라 선수 한 명이 버스에서 내린 뒤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예정보다 30분 이상 늦게 수영장에 도착해 그만큼 훈련할 시간을 빼앗겼다.
김우민은 "버스가 너무 덥다.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더라. 며칠 전에는 버스가 좁은 골목에 잘못 들어가 차가 파손되는 사고도 났다. 길을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 뱅뱅 돌기도 한다"고 했다. 황선우 또한 "나도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선수촌은 냉풍기가 있어서 오히려 괜찮다. 문제는 버스다. 마치 사우나 같다"고 증언했다. 이어 "배차 간격도 길다. 소요 시간은 40분 안팎이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 1시간 30분을 잡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출퇴근에만) 3시간이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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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와중에 에어컨까지 틀지 않아 버스에 탑승한 선수들만 곤욕을 치른 것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김우민과 황선우는 나란히 메달을 향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김우민은 27일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경기를 치른다. 황선우는 28일부터 200m와 100m 레이스를 시작한다. 둘은 경기 준비를 위해 26일 개회식 관전도 미루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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