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단순한 사회자 아냐"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송법과 관련된 중재안을 거부한 정부여당에 정국 마비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다음날 본회의에서 방송법 등 부의된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 의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입법과 공영방송 경영진의 선임을 둘러싸고 극한 갈등의 악순환이 다시 되풀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국민 여러분께는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중재안을 거부한 정부여당에는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여당은 국회 운영에서 대화와 타협을 누누이 강조했는데 막상 의장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중재안을 제시하자 거부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의 극단적 파행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 의장 중재안에 대해 여당은 인사권을 구실로 정부에, 정부는 여야 합의를 구실로 여당에 책임을 넘겼다"며 "갈등을 방치하고 방조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여야 간 대치 상황이 이어질 경우 방송법 등 본회의에 올라오는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송 4법뿐만 아니라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표결도 다음날 본회의에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 의장은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에 대해서 내일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해나갈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장은 22대 국회를 구성한 민심을 반영한 국회 만들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한 '제3자 특검'에 대해서는 "각 정당이 논의하는 것과 별개"라며 야권이 주도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 우선 재표결을 부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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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은 앞으로도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며 "국민들에게 도움 되는 법안이 있는데 여야 간 갈등이 이어지면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가게끔 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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