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주문한 손님, 돌연 환불 요구
"채소 쌈 숨 다 죽었다" 배달기사 증언
배달 음식을 주문한 지 3일 뒤, 돌연 "냄새가 난다"며 환불을 요구했다는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일 된 음식 환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배달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음식 회수 요청이 들어와서 음식을 받으러 고객 집에 방문했다가 경악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제가 배달업체에서 받은 요청은 음식 회수 후 '자체 폐기'해달라는 것이었다"며 "고객 집에 방문하니 '할머니께서 (음식에서) 냄새가 나서 못 먹겠다고 핀잔을 주셨다'고 말하며 배달 음식을 건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고객이 주문한 것은 4만4000원어치의 삼겹살과 냉면이었다.
문제는 배달 음식을 시킨 날짜였다. A씨가 음식을 회수하러 간 것은 11일이었는데, 음식을 주문한 날짜는 8일 오후 8시쯤이었다. '냄새가 난다'며 먹지 못하겠다고 환불을 요청한 배달 음식이 주문한 지 3일이 지난 음식이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확인한 A씨는 "채소 쌈은 숨이 다 죽어있고, 썩어있는 것도 있을 정도였다"라며 "영수증이 잘못된 건 아닌지 음식을 만든 가게에 전화해보니, 8일에 주문한 건이 맞다고 한다"라고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A씨는 "가게 사장님은 음식이 회수됐는지도 모르고 계셨다"라며 "이런 (블랙컨슈머의) 요청을 다 받아주니 사회가 더 병폐(病弊)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탄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상 중 진상이다", "3일 지나면 당연히 냄새가 나죠", "냄새 안 나는 게 더 이상하겠네", "삼겹살은 그렇다 쳐도 냉면을 3일이나 방치하는 건 좀", "자영업자와 배달 기사가 하인이냐", "저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피해를 본 사람은 피해 구제가 어렵다", "진짜 진상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배달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별점으로 보복성 협박을 가하거나 환불을 요청하는 블랙컨슈머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치킨에서 이쑤시개가 나왔다"고 환불을 요청한 고객의 음식을 회수해서 확인해보니 가게에서 사용하지 않는 이쑤시개였음이 드러났고, 지난달 9일에는 음식을 다 먹고선 "메추리알 껍데기가 나왔다"며 손님이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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