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여사 소환 문제를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미 명품백을 건넨 당사자인 최재영 목사를 비롯해 고발인, 대통령실 행정관 등 주변인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어떤 식으로든 수사를 종결짓기 위해서는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가 12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수사팀은 조사 방식을 놓고 김 여사 측과 다시금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간 김 여사 조사 방식 및 시기에 대해서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김 여사 측에서 공개적으로 언론에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과 김 여사 양측 간 소통이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 최지우 변호사는 지난 8일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소환조사 등은 법적으로 부적절할 수 있음을 검찰에 밝혔다"고 말했다.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측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 것인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김 여사 관련 사건 조사를 종결처리하면서 내세웠던 논리와 동일하다. 다만 최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조사 여부 및 조사 방식에 대해 검찰과 ‘협의’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변호사는 11일 재차 언론에 자료를 배포하며 최 목사가 코바나콘텐츠 사무실 앞에서 목격했다고 주장한 ‘면세점 쇼핑백을 든 대기자’는 민원인이 아닌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이었고, 쇼핑백이 아닌 면세점 에코백을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영상에 노출된 해당 에코백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9월12일로 잡혔다. 또 김 여사 소환 문제에 대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강조했던 이원석 검찰총장은 오는 9월1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수사팀이 김 여사 소환 문제를 더 늦추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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