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크란 사교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가볍고 소소한 대화를 말한다. 친밀한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보다는 초면이거나 초면은 아니라도 서로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주로 지칭한다. 따라서 그런 관계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 가벼운 주제, 논쟁적이지 않은 문제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공손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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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는 어떤가? 한국어 사용자들은 영어권에 비해 스몰토크를 훨씬 아끼는 편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 익숙하지 않다.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마주치는 이웃과 인사를 건네거나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그리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니 말이다. 행여 낯선 사람이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면 오히려 경계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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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스몰토크를 둘러싼 일들을 들여다보니 낯선 이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드러나는 듯하다. '우리'의 범주에 들지 않는 낯선 사람에 대해 우리는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그런 서로의 태도에 이미 익숙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태도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은 낯선 이의 작은 친절을 만났을 때, 그리고 낯선 이에게 작은 무례를 범했을 때다. 우리는 낯선 이의 작은 친절에 고맙다는 표현을 하는 데도, 낯선 이에게 행한 무례를 사과하는 데도 익숙하지 않다. 만약 상대가 아는 사람이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상대적으로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이 더 쉽게 오간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오히려 낯선 이의 작은 친절에 더 감사하는 표현을 해야 하고 낯선 이에게 행한 작은 무례에 대해 더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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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는 사람도 한때는 낯선 사람이었다. 혹시 우리가 스몰토크에 인색한 이유가 공동체를 함께 구성하는 사람들을 구분 짓고 이를 통해 차별하기 때문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설사 헤어지면 다시 만나지 않을 사이라고 해도 그 존재만큼은 서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낯선 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것은 상대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뜻을 담는다. 내 앞의 상대에게 '당신은 존재합니다. 당신은 내게 투명인간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스몰토크로 대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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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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