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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家 조현문 "상속재산 모두 사회환원…그룹 떠나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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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갈등 종결과 화해 의지 표명

아버지·친형과의 오랜 갈등 끝에 효성 경영에서 떠난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이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5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속 재산을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출연하겠다”며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게 하는 선례를 남기고자 한다”고 했다.


효성家 조현문 "상속재산 모두 사회환원…그룹 떠나게 해달라"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세미나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산 상속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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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 설립을 위해 공동상속인 동의 필요"

조 전 사장은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들도 협조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공익재단 설립에 왜 공동상속인 협조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상속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면 상속세 감면 혜택을 받아 더 많은 금액을 출연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법적으로 공동상속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세 아들에게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 그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법정 상속인의 최소 상속분인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주요 임원진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소·고발하며 '형제의 난'을 이어오다 효성과 인연을 완전히 끊었다. 지난 3월 30일 부친 빈소를 찾아 5분간 조문만 하고 떠났다. 상주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하려 한다”며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진 여러 부당한 일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고 말했다.


효성家 조현문 "상속재산 모두 사회환원…그룹 떠나게 해달라"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세미나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효성과 완전한 계열 분리 원해"…비상장사 지분 매입 요청

효성家 조현문 "상속재산 모두 사회환원…그룹 떠나게 해달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법률대리인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세미나룸에서 열린 조 전 부사장의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또 그는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100%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저의 계열 분리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효성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효성의 불법 비리에 대한 제 문제 제기를 경영권 분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은 제 진의와 전혀 무관하므로 이러한 오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현준 회장님과 조현상 부회장도 계열 분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제가 더는 효성그룹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이지 않고 삼 형제가 독립경영을 하는 것이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며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반대하실 이유가 없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이 말한 계열분리는 효성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 보유 지분 정리다. 비상장사 지분은 매각하는 게 쉽지 않으니 형제들이 직접 매입해 달라는 뜻이다. 이날 함께 자리한 법률대리인인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는 “회사를 떼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조 전 부사장이 가진 지분을 공정거래법에 맞게 (처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법인이 몇 개 있는데 이는 (상장 법인처럼)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지분이 아니니 형제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이 ‘친족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보유 지분을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그는 동륭실업 지분 80%, 효성토요타 20%, 효성 TNS 14.13%, 더클래스효성 3.48%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보유 회사 신동진과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지분도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모두 비상장사다.


효성家 조현문 "상속재산 모두 사회환원…그룹 떠나게 해달라"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세미나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조 전 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결심과 요청사항을 이미 두 형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달이 다 되도록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며 “만약 형제와 효성이 제 진심 어린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히 답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끈다면 어쩔 수 없이 제 모든 법적 권리를 포함해 제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의 상속 재산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는 “선친이 작성하셨다는 유언장에 대해 입수 경로,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언 집행인에게 몇차례 질의해 답변받았으나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직 유언 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 언론에서는 유언의 집행이 이미 완료된 듯 보도됐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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