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트윗 때문에…"극단사상 지지, 사회불안 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TV시리즈 제작자가 소셜미디어에서 동성애와 테러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4일(현지시간)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와 인권단체 사나드 재단 등에 따르면 미국·사우디 이중국적자 압둘아지즈 알무자이니가 사우디 법원에서 징역 13년과 출국금지 30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했다는 판결문에 따르면 사우디 법원은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2015년 트위터(현재 엑스·X)에 "오직 신만이 팔레스타인을 구원할 수 있다. 아랍 국가들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힘들다"고 올렸다.
2014년에 "약에 취한 상태가 아니면 리야드(사우디 수도)에서 살 수 없다"고 쓴 것도 혐의의 일부다.
검찰은 그를 기소하면서 "사회를 불안케 하고 공공질서를 해칠 수 있는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전송했다"고 주장하고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작년 7월 1심 법원은 "피고인이 극단주의적 사상을 지지했으며 사회 구조와 국가 통합을 불안케 하려 했다는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고 최근 2심도 이를 유지했다.
알무자이니는 이번 판결에 상고하며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하며 좀 더 개방적이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트윗이 풍자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사우디 당국이 10년 전 트윗을 문제삼아 그를 처벌한 것은 그가 2020년 넷플릭스와 맺은 5년간의 파트너십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격변하는 사우디 사회를 풍자한 한 성인 코미디 애니메이션 '마사미르 지구'(Masameer County)를 제작해 2021년, 2023년 두 번째 시즌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내놨다.
알무자이니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엑스에 올린 영상에서 "마사미르 지구가 2021년 넷프릭스에서 처음 방영된 직후 사우디 방송당국이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 과정에서 '왜 사우디의 미디어그룹 MBC와 계약하지 않았나'라고 추궁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현재 삭제됐다.
미국 국무부는 "알무자이니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법적 절차를 보장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번 사건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사우디 사회의 이중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