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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동시장 변곡점 우려 커지는데…파월은 "인플레 둔화 확신 필요"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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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디스인플레 진입" 평가
금리 인하하려면 "더 큰 확신 필요"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 2021년 이후 최저
"Fed 데이터 의존 과도"…실업률 상승 우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미국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률 둔화)' 경로에 진입했다면서도 금리 인하를 위해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재차 강조했다. 오는 9월 인하 가능성에는 "날짜를 정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미 고용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Fed가 데이터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금리 인하 시점을 미룰 경우 실업률 상승과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계감이 흘러나온다.


파월 "디스인플레 진입…인플레 둔화 더 큰 확신 필요"

美 노동시장 변곡점 우려 커지는데…파월은 "인플레 둔화 확신 필요" 되풀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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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 패널 토론에 참석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우리가 디스인플레이션 경로로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완화적 정책에 착수하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원한다"고 말했다.


Fed가 통화정책에 주로 참고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5월 전년 대비 2.6% 올랐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전월 상승률(2.8%)보다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1년 안에 2% 초중반으로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하를 서두르다가 최근 진정되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과도한 긴축과 완화 위험 모두 경계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너무 일찍 갈 경우 우리가 한 좋은 일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너무 늦어도 경제 회복과 확장을 불필요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Fed의 두 가지 임무인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에 대해서는 "훨씬 더 균형 잡힌 상태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종전 3회에서 1회로 줄인 바 있다.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하며 전날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진정됐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bp 내린 4.73%에 거래되고 있다.


美 노동시장 '변곡점' 전망…실업률 상승·침체 우려 고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접근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피벗(pivot·정책 전환) 시점이 늦어질 경우 냉각 조짐을 보이는 미 노동시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실업률 상승 및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5월 4%를 기록했다. 1년 전 50년 만에 최저치인 3.4%까지 내려갔다가 점차 상승해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었다. 실업률 4%는 완전고용 수준이지만, 실업률이 4%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높아질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뉜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향후 성장률 둔화로 실업률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美 노동시장 변곡점 우려 커지는데…파월은 "인플레 둔화 확신 필요" 되풀이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도 노동시장 둔화세가 확인됐다. 지난 5월 구인건수는 814만건으로 전망치(796만건), 전월(791만9000건) 수치를 모두 상회했으나,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는 1.22건으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4월(1.24건)보다 소폭 하락했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평균(1.19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 부진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쳐 전망치(0.3%)를 하회했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Fed 내부에서도 고용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미국 고용시장이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고, 더 둔화할 경우 실업률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동시장은 느리게 조정됐고 실업률은 약간 상승했지만, 이제 양성적 결과가 덜 일어날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미래 노동시장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인플레이션뿐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미국 고용시장에는 완충장치가 없다"며 "Fed는 데이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금리 인하를 너무 오랫동안 미룰 경우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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