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원 반대·석유 면허 취소 등 요구
리시 수낵 총리와 보수당 참패 예상에 침입
"실제 대변 아닌 실리콘 동원…이별 선물"
영국 리시 수낵 총리의 사저에 침입해 배변 행위를 묘사하며 시위한 환경운동가 4명이 체포됐다.
25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은 영국 경찰이 이날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 노샐러턴 지역에 있는 수낵 총리의 자택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 남성 4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 4명은 런던과 맨체스터 등에서 온 20세·21세·43세·52세 남성이며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유스 디맨드'(Youth Demand)라는 환경단체 소속이다. 이 단체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이들 4명 가운데 한 명이 사저에 있는 호수에서 배변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아울러 이 남성은 등 뒤에 'X이나 먹어라 리시'(Eat shit Rishi)라고 쓰여 있는 상의를 입고 있었다.
다만 유스 디맨드 측은 실세로 배변 행위가 이뤄진 것이 아닌, 실리콘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유스 디맨드는 이스라엘로의 무기 지원 반대, 2021년 이후 발급된 정부의 석유·가스 신규 면허 취소 등을 요구하며 이날 퍼포먼스는 수낵 총리와 보수당 정부에 보내는 '이별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내달 4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총선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당은 제1야당인 노동당에 지지율이 20%P 넘게 밀리는 등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참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낵 총리의 요크셔 사저는 환경 단체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은 영국의 북해 신규 석유 개발 정책에 반대하며 이 집 지붕에 올라서서 검은 천을 늘어뜨리는 시위를 펼쳤다. 총리의 별장에 환경단체가 잇달아 침입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환경단체는 최근 관심을 끌기 위해 과격한 시위 방법을 택하고 있다. 지난 19일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 소속 활동가 2명이 영국 월트셔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고대 유적지 스톤헨지에 주황색 물감을 뿌렸다. 이들은 차기 정부에 2030년까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구속력 있는 협약을 요구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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