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살무사' 방글라데시 출현에 당국 긴장
28개 지역 퍼져…농경지에서 자주 발견돼
방글라데시, 매년 약 7000명 독사에 사망
방글라데시에 독사가 나타나면서 보건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방글라데시의 모든 보건소와 병원은 전국적으로 뱀에 물린 환자가 급증했다는 보고에 따라 항독제를 비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만타 랄 센 보건부 장관도 "뱀에 물린 피해자가 있으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데려와라"라고 말했다.
해당 독사의 정체는 '러셀 살무사'다. 스코틀랜드의 의사 겸 뱀 연구가인 패트릭 러셀의 이름을 따 명명된 뱀으로, 인도코브라, 가시북살무사, 우산뱀 등과 함께 인도의 4대 독사로 불린다. 러셀 살무사는 지난 2002년 방글라데시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다시 출몰하면서 뱀에 물려 사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러셀 살무사에 물려 사망한 사람은 최소 15명으로, 대부분 농어민이다.
러셀 살무사는 성체의 길이가 1.5m에 달하는 뱀으로, 폭력성과 공격성이 상당하다. 주로 설치류를 잡아먹으며 인간 거주지 근처, 특히 수확기의 농경지에서 자주 발견된다. 인간 가까이 서식하며 독이 없는 구렁이와 혼동될 수 있어 인명 피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건조한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이 뱀이 다양한 기후 조건에 적응하여 현재 방글라데시 내 28개 이상의 지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항독제를 신속하게 맞게 되면 생존할 수 있다. 비전염성 질병관리본부장인 로베드 아민 박사는 "뱀이 물었을 때 독이 있는 뱀인지 없는 뱀인지 초기에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훈련된 사람들이 있는 병원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국에 해독제 재고가 충분하다"며 신속한 이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매년 약 7000명이 뱀에 물려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뱀에 물리는 것은 가장 방치된 열대성 질병 중 하나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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