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시비비] '서울 집값 상승' 착시현상은 아니지만…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뉴스듣기 글자크기
[시시비비] '서울 집값 상승' 착시현상은 아니지만… 황준호 건설부동산부장
AD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공사 원가 상승으로 분양가가 높은 데다, 내년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는 등 여러 요인으로 볼 때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내놓은 집값 전망이다. 최근 집값 상승세에 ‘나도 사야 하나’하며 밤잠 설치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관측이다.


사실 최근 부동산 지표는 박 장관의 전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 상승세가 눈에 띈다. 2개월 연속 가격(한국부동산원)이 오른 데 이어, 상승 폭(4월 0.09%-> 0.14%)도 커졌다.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60.4%는 지난해 최고가의 80% 이상 가격이 회복(직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매 10건 중 1건(9.3%)의 가격은 이미 지난해 최고가를 넘어섰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거래량도 늘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부동산R114·이달 14일 기준)은 1만7980건으로, 2021년 상반기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3월 이후 거래 건수는 월 4000건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월 4000~5000건을 평년 수준이라고 본다. 서울 주요 지역의 공인중개소들은 최근 시장 상황에 관해 "집값이 올랐다"라거나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본지 6월12일 자·집값 긴급점검)하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도 포착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말부터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기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하반기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가 지정될 경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뛸 수 있다고 봤다. 9~10월 정도에는 일자리가 풍부한 지방 광역시로 집값 상승의 불씨가 옮겨붙을 것으로 관측했다.


공급 실적의 감소는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38만가구 정도가 될 전망이다. 2017∼2021년 연간 평균치(54만가구)보다 30% 줄어든 수준이다. 주산연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택 공급 물량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당장이라도 집을 사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시선을 넓혀 보면 그간 집값을 짓누르던 고금리·고물가 등 거시 환경은 달라진 것이 없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새로운 악재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은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다. 7만가구를 넘어선 미분양도 건설사의 재무 상황을 악화시키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미분양은 쌓이는데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기 신도시 분양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가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집값 대세 상승을 이끌기에는 거래량이 부족하고, 투기 세력의 진입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박 장관의 전망에는 이런 점들이 고려됐을 걸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이 누구보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겠는가.


AD

분위기에 휩쓸려 내 집 마련에 나서기 곤란한 시점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투자에 나섰다가, 집값 하락에 영혼까지 털리는 것은 아닌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판다’는 증권가의 오랜 투자 격언의 맹점은 어디가 무릎인지, 어깨인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1114:00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출신 대학을 보고 채용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없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아시아경제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채용할 때 지원자의 능력보다 '출신학교'를 보고 뽑기 때문에 학벌 경쟁이 벌어지고, '학벌'을 얻기 위해 사교육비 폭증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창립한 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벌 없는 채용'이 핵심이라고 보고, 기업의 채용 변화에 나

  • 25.06.1114:00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대학 특성화를 통해 지방 대학을 살려야 서울 중심 대학 서열 체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윤지관 대학문제연구소 소장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서울 중심의 대학 서열 구조는 교육을 넘어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한국 사회의 근본적 문제"라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대학문제연구소는 대학 문제가 고등교육만이 아니라 인구, 사회불평등구조, 국민복지,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 국가 의제와 맞닿아 있다는 인식 아래 해법을 연구해

  • 25.06.1114:00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은 N수생인 시대다. N수생 증가는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 증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 불평등 확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할 대표적인 교육 문제로 꼽힌다. 최근 N수생 실태를 조사한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잦은 입시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교육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남궁 연구위원은 "2019년 조국

  • 25.06.1015:00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한국의 대학 입시 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모든 대학이 '하나의 시험'으로 인재를 선발할 게 아니라,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대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대학별로 자체적인 입학 기준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넬슨 설립자는 대학의 인재 선발 확대가 수험생(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

  • 25.06.1015:00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은 '입시 지옥'으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토론형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아시아 경제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대학 교육까지 지식 전달식(주입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짚으면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교육보다는 암기,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 아직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 25.06.1506:00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취임 초기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두 사람은 극심한 갈등을 거쳐 최근 다시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관계 변화는 단순한 개인적 불화를 넘어 미국 정치와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2024년 대선 당시 절정에 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선거 승리에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0707:30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최근 미국 월가에서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멕시코 음식 타코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기자에게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의 신조어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

  • 25.06.0517:15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5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단기보다는 중장기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수의 키맨은 이준석·한동훈이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많이 남아 있어 국민의힘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승부는 이미 결정된 선거였다. 기본적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