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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은 불가역, 수가 인상·의료사고특례법 내실화가 핵심[의정갈등 긴급점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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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수가 인상 재원
건보 적립금 충당 한계
의료사고 특례법도
환자·야당 반대로 난항
재정 계획·법안 내실화 필요

편집자주의정갈등이 넉 달째 접어들었지만 의대생·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집단휴진에 나서면서 극한대치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로 초강수를 두고 있고, 정치권은 의사들을 ‘기득권 엘리트 집단의 직역이기주의’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들의 의료재앙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25년도 의대 증원 1500명이 확정된 현 시점에서, 의료개혁의 남은 뇌관을 긴급점검한다. 의정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으면서 가려졌던 의료개혁의 본질과 핵심, 당면 현안을 짚어보고 우선순위와 향후 대안 등을 정리해본다.

증원은 불가역, 수가 인상·의료사고특례법 내실화가 핵심[의정갈등 긴급점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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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 결정으로 의정갈등이 강대강 대치로 치닫고 있지만, 의료계 물밑에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이미 결정됐으니 응급·분만·중증질환·소아과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 특례법 내실화를 살피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원된 의사들이 미용·성형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로 흘러갈 수 있도록 실질적 ‘낙수효과’의 물꼬를 트는데 의료계가 화력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보 적립금 아직 남아있지만 앞으로가 문제...필수의료 재정 꾸준한 투자 담보해야

필수의료 수가 인상 재정의 출처는 건강보험료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 적립금이 25조2000억원(2023년 기준)에 달해, 당장 5년간 10조원 투자(중증질환 5조·소아와 분만 3조·필수의료 네트워크 구축 2조)는 어렵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필수의료 수가가 올라가면 응급·중증질환 분야에 의사들의 업무량이 줄어들고, 대형병원도 필수의료 의사를 더 많이 고용할 수 있게 된다.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언제 응급환자가 발생할지 모르는 ‘대기 상태’에 대한 비용보상이 지금까지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다 행위별 수가제 보상도 충분치 않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으니 아무도 안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증원은 불가역, 수가 인상·의료사고특례법 내실화가 핵심[의정갈등 긴급점검](中)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외에도 요양병원 간병비 지출 급여화로 연 15조 재원 투여가 확정된데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은 가시화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보험 혜택을 받을 사람은 크게 늘어나서다. 실제 건보 적립금은 추가적인 지출이 없이도 고갈 위기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5조2000억에 달했던 건보 적립금은 2028년이면 모두 바닥 날 전망이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건보료를 올려, 필수의료 재정에 써야 하는데 조세 저항으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정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중인 한 교수는 “우리나라 예산 구조가 너무 경직돼 있고, 정부가 공공의료에 재원을 투자하는데 인색하다”고 밝혔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울산·광주의 지방의료원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재조사에 탈락된 것을 예로들며 ‘정부가 의료재정 투자에 소극적이다’는 시선을 갖고 있다.

의료사고특례법...필수의료 보호 VS 의사 특혜법, 중재기능 강화 대안론 대두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은 더 난제다. 환자단체·야당의 반대로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아서다. 의료사고특례법은 의료인이 책임보험·공제조합에 가입하면, ‘특례’ 조항을 둬 공소 제기를 어렵게 해 형사 처벌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보험에 가입한 의료인의 필수의료 행위 중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땐 형을 감면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형사 처벌과 배상금 부담 위험이 감소한다면 필수의료 지원자도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필수의료 패키지’에 들어갔다.


한 대학병원 의사는 “소아과의 경우 선천적 기형을 가진 환자를 살리려고 수술을 몇 년 동안 수 차례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환자가 사망하면 민사·형사소송에 노출된다”고 언급했다.


증원은 불가역, 수가 인상·의료사고특례법 내실화가 핵심[의정갈등 긴급점검](中)


하지만 반대 측 논리도 만만치 않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료사고 시 환자들이 입증 책임을 지고 있어 힘든 것인데 특례법 제정으로 입증 책임이 환자에게 더 가중될까 봐 걱정”이라며 “특례법을 의정갈등 해결 수단으로 쓰는 것은 부적절하며 다른 유인책으로 필수의료 기피를 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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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료분쟁 조정중재원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된다. 의료계와 무관한 법조인들로 구성된 중재원들이 소송 전 단계에서 환자와 의사 측의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환자 쪽에선 의학지식이 부족하고, 의사들과 소통채널이 막혀있다보니 사인을 밝히려고 어쩔 수 없이 소송을 거는 경우도 빈번하다”면서 “의료사고 특례법에서 환자 쪽에 불이익이 갈 수 있는 조항을 최소화하는 한편, 분쟁 조정중재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글 싣는 순서
<上>의대 광풍 불지만, 7625명 포개 수업...교육 질 우려
<中>증원은 불가역, 수가 인상·의료사고특례법 내실화가 핵심
<下>2000·2014·2020년과 다른 18일 총파업...의료계, 국민과 대화해야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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