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에 숨진 훈련병 조롱글 게시돼
실명·영정사진 등 개인정보도 유출
육군 "심각한 명예훼손…즉각 중단하라"
여성우월주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워마드(WOMAD)'에 최근 육군 12사단에서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현재 워마드에는 'OOO(실명) 훈련병 사망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어 있다. 해당 글은 숨진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달 30일 새벽에 올라온 것으로, 현재까지 삭제되지 않았다.
글 작성자 A씨는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 퍼포먼스를 펼치다 숨진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언급하며 "둘이 저승에서 잘 얘기해봐라", "네가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성) 재기는 눈이 높아서 너랑 안 만나준다" 등의 인격 모독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막 지옥으로 가고 있을 OO이한테 한 마디씩 부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A씨가 올린 게시글에는 훈련병·부모님의 실명과 영정사진, 장례 진행일정표와 빈소 모습 등이 함께 올라와 있다. 이들은 숨진 훈련병의 얼굴을 흐릿하게 한 후 눈물 흘리는 낙서를 가미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동조하는 댓글도 여러 개 올라왔다. "그 군기 훈련 담당하신 분은 영웅으로 불려야 한다", "남자가 더 살아봐야 각종 성범죄나 저지를 텐데", "한남(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단어)일 뿐인데 뭐가 큰일이라고" 등의 의견을 나눴다.
이에 육군 측은 "훈련병 순직 관련 조롱성 게시글은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라며 "이러한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비방 댓글 게재 자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사망한 고인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 인제의 12사단 훈련소에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군기 훈련을 받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후 사망했다. 사망한 훈련병의 빈소는 지난 28일 전남 나주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강원경찰청은 육군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중대장과 부중대장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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