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지불 요청에도 모르쇠 하던 손님
돌연 "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 묻더니
차량 운행중인 택시 기사 무차별 폭행
"손가락 다쳤다" 쌍방 폭행 주장에 '황당'
경북 포항시에서 70대 택시 기사가 손님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해자는 현재 '쌍방 폭행'을 주장하며 잘못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 택시 기사 폭행 사건 택시 기사님의 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7일 8시 기준 조회수 7만3500회, 추천수 2500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작성자 A씨는 "저희 아버지께서 당하신 억울한 일을 널리 알리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없도록 도움을 요청하고자 글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A씨의 아버지는 지난 5월 31일 오후 7시 30분쯤 포항시 북구 항구동의 한 휴대폰 판매점 앞에서 승객 B씨를 발견하고 운행 중이던 택시를 정차했다. A씨는 "승객은 택시 앞자리에 승차하였고, 아버지께서는 B씨가 말한 목적지인 포항 홍해읍으로 향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B씨가 도착지 지점에 다다르자 '너 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아버지는 '그런 적 없다'고 하시며 요금을 지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점점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고, 의자를 뒤로 젖히며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자는 척을 했다"며 "아버지의 계속되는 요금 지불 요청에도 B씨는 응하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께서는 차를 움직여 파출소로 향하셨다. 이에 B씨는 누군가에게 전화하더니 아버지에게 통화를 해보라 했고, 아버지는 휴대전화를 전해 받고 약 1분간 통화했다"고 말했다.
B씨의 만행은 끝나지 않았다. A씨는 "B씨가 기어봉 쪽에 있는 돈 가방에 손을 대려 했고, 아버지는 이를 제지하셨다. 그러자 B씨는 아버지 돈 가방을 운전석 쪽으로 던지며 운행을 방해하고, 아버지의 귀를 잡아당기는 것을 시작으로 얼굴을 7차례 가격했다"며 "뒷주머니에서 자동차 열쇠 같은 날카로운 물건을 꺼내 손에 쥐고 얼굴을 아버지의 10여차례 가격하였고, 머리카락도 손으로 쥐어뜯었다. 아버지께서는 계속 택시 운전을 하는 중이셔서 폭행을 당하시면서도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왼팔은 핸들을 쥐고, 오른팔로는 얼굴과 머리를 막으며 아무도 없는 길가에 차를 박으며 정차하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승객에게 폭행당한 아버지의 얼굴에는 피가 흥건하게 났지만, 승객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도 손에 흉기를 쥔 채 아버지의 얼굴을 가격했다. 정차 후 아버지께서는 차에서 나와 바로 112에 신고했고, 그때부터는 계속 밖에서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버지께서 차에서 내린 뒤 B씨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아버지의 피를 닦고 약 2분 뒤 택시에서 내려서 길가에 앉아있었다"라고 말했다.
"나도 손가락 다쳤다" 쌍방 폭행 주장
하지만 B씨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나도 손가락을 다쳤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저희 아버지께서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으셨는데 이게 어떻게 쌍방폭행이 되는 사건인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버지께서는 손가락을 공격할 정신도 없었고 폭행한 사실도 없다. 블랙박스 영상만 보더라도 일방적으로 아버지께서 폭행을 당하셨다"며 "아버지께서는 이마, 오른쪽 눈 옆 및 콧등이 찢어지셨고 코에 골절이 생겼다. 피부가 찢어진 곳은 6월 1일 봉합수술을 받았고, 6월 7일에는 코 골절 수술도 받으실 예정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쌍방을 주장하고 있어 경찰도 지금 쌍방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는 채널A 인터뷰를 통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면서도 "A씨의 아버지가 목적지를 잘 찾아가지 못해 폭행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아버지가 도착한 곳이 설령 자기가 설명한 자기 집이 아니더라도 저렇게 사람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도 되는 일이냐"라며 "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고 싶다. 더는 택시 기사가 폭행당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단 구속하고 수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 "너무 끔찍한 사건이다", "저희 아버지도 개인택시를 하셔서 남 일 같지 않다", "이건 살인미수다", "인간이 참 무섭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상대방이 쌍방으로 고소 접수하면 무고죄 추가해 똑같이 고소하셔라", "몸도 마음도 빠른 쾌차 바란다", "같은 포항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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