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유치원에 보낸 반려견이 직원에게 폭행당해 한쪽 눈을 잃은 채 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A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견유치원에 보낸 저희 강아지가 눈 한쪽을 잃은 채 돌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다.
A씨는 "지난 23일 애견 유치원에 갔던 강아지 꿍이가 몸을 벌벌 떨며 한쪽 눈이 돌출된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며 유치원 직원이 데려다준 반려견을 안고 눈을 마주친 순간 가족들이 깜짝 놀라 주저앉고 말았다고 전했다. 반려견의 왼쪽 눈이 피로 물들어 있었고, 탁구공처럼 돌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A씨는 "혀를 내민 채 가파르게 내쉬는 숨과 떨리는 몸,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니었다"며 즉시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동물병원에서는 반려견의 돌출된 눈을 환납하는 시술을 해보자며 마취 후 시술을 시도했지만, 이미 눈 안쪽에 피가 가득 고여있어 실패했다. 병원 측은 "둔기에 의한, 압박에 의한, 동물끼리 싸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막이 파열됐고 동공수가 흘러나왔다"며 안구 적출을 제안했다.
크게 충격받은 A씨는 애견유치원 대표에게 연락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자 유치원 측은 "픽업을 운행하던 차량에서 강아지들끼리 장난치다가 웰시코기한테 눈을 물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유치원 측이 소개한 다른 병원에서 "꿍이에게 물린 자국이 없고, 물리적 힘을 원인으로 추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이 말은 들은 A씨의 가족은 5월 한 달 동안 해당 유치원에서 반려견을 픽업하는 시간대의 아파트 CCTV를 모두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사건이 일어난 당일 유치원 직원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먹으로 반려견을 강타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영상을 보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유치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주먹으로 반려견의 머리를 내리치는가 하면 한손으로 목덜미를 잡고 흔들기도 했다.
A씨는 "유치원 대표에게 CCTV 영상을 보겠다고 하자 그제야 직원이 자백했다"며 "꿍이가 픽업 차량에서 겁을 먹어 안 내리려고 하자 차 안에서 눈을 주먹으로 강타했고, 그때 안구가 파열됐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먹으로 다시 머리를 강타했다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평소에 밥도 잘 먹고 활발하던 아이가 한 달 정도 저녁밥을 먹고 구토를 하고 배가 아픈지 계속 몸을 웅크리고 산책도 가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유치원에서 학대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현재 "꿍이는 동물병원에 입원 중이고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도 바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람을 좋아하던 꿍이는 현재 사람을 무서워하게 됐고 주인도 알아보지 못하고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 짧은 시간인 엘리베이터에서조차 학대하는데 유치원에선 얼마나 더했을까" "억장이 무너진다" "학대범 엄벌에 처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한편, 28일 전주덕진경찰서는 전주의 한 애견유치원 직원이 강아지를 학대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직원 B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고소인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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