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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부동산 PF '구조조정',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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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여 사업장 옥석 가리기
6월부터 최대 10% 정리 수순

[초동시각]부동산 PF '구조조정',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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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6월부터 230조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최대 10%의 사업장은 신속하게 재구조화, 경·공매, 청산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여신만기를 4번 연장했거나, 연체 이자를 납부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했거나, 경·공매에 3회 이상 유찰된 사업장은 구조조정 대상 우선순위다.


당국의 의지와 시각은 보다 강경해졌다. ‘구조조정’이라는 단어만 쓰지 않았을 뿐 구체적인 시기와 양적·질적 기준을 제시하며 금융권과 건설업계가 얽히고설킨 부실사업장에 동시다발적으로 메스를 대는 국면 전환을 예고했다. 2022년 10월부터 각종 보증강화, 건설사 지원 그리고 주택공급 활성화를 골자로 유동성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을 때 제기됐던 목표의 불분명함은 사라졌다.


달라진 시각은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의 발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그간 PF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급격한 자금공급 위축과 일부 금융회사·건설사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왔으나 지금까지 PF 시장 안정화를 위한 민간·공공의 공동노력을 통해 향후 연착륙 과정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상황과 체력, 그리고 정책수단이 이제는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생각한다.”(부동산 PF 정책방향 발표 중)


미사여구를 제거하면 '부동산 PF 시장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 작업은 마무리됐고, 이에 따라 연착륙을 위한 안전벨트를 맸으니 앞으로는 외과적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국은 2022년 10월부터 채권안정펀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시장안정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PF사업자보증 등에 8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177bp(1bp=0.01%포인트)에서 46bp로 축소되고, CP 스프레드는 240bp에서 68bp로 줄어들었다. 올해 3월에도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PF 사업자보증 추가 확대, 비주택 사업자보증 신설 등에 9조원을 추가로 집어넣었다.


[초동시각]부동산 PF '구조조정',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 같은 유동성 지원과 보증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의 성과는 어땠을까. 결론적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주도하는 PF 정상화 펀드는 지난해 3월 조성된 후 1년 동안 1건의 신규 딜을 성사시키는 데 그쳤고, 그 사이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했으며, 신세계건설·롯데건설 등 덩치 큰 건설사들을 둘러싼 우려도 잇달았다.


시장의 주체들이 충분히 체력을 갖췄는지도 마찬가지다. 천문학적인 자금 투입에도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제2금융권의 건전성과 유동성 환경은 악화됐다. 급기야 제2금융권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당국의 PF 구조조정 방향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제2금융권과 당국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여기에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정부의 반박에도 시장에서는 위기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일각에서는 당국의 정책이 위기를 이연하는 처방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부동산 경기위축에 글로벌 고금리 상황을 두고 정부와 시장 모두 ‘조금만 기다리면 해결된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부담을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수개월째 이어졌다.


당국의 주장대로 시장 연착륙을 위한 상황과 체력이 갖춰졌다면 PF 구조조정의 효율은 높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정책적 노력과 함께 시장참여자의 이해 조정 노력과 리스크에 상응하는 손실분담 등 PF 시장참여자의 자구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당국의 입장처럼 시장 참여 주체들의 희생은 불가피하고, 희생의 정도는 당국이 준비해온 수준에 반비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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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시간을 끌 생각 없다"고 말했다. 6월부터 정부는 5000여개에 달하는 부동산 PF 사업장 옥석가리기와 후속 조치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구조조정의 파고가 얼마나 높을지 그리고 여파가 어디로 향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국민경제의 안녕을 위한 길이라면 실책과 실기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해야만 했던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임철영 경제금융부 차장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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